LPG 차량 6년간 27만대 줄어… SK가스·E1 '신사업' 등 자구책 마련세계적으로 늘어나는 LPG 차량 및 소비량… 정부 규제로 국내 업계만 '울상'
  • ▲ E1의 충전소.ⓒ대한LPG협회
    ▲ E1의 충전소.ⓒ대한LPG협회


    국내에서 LPG(액화석유가스)를 연료로 사용하는 차량이 지난 6년간 꾸준히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수송용 LPG 소비량이 늘어나고 있는 세계적인 흐름과 대조적이다.

    14일 대한LPG협회에 따르면 국내에서 LPG를 연료로 사용하는 차량이 2011년부터 6년 연속 감소하면서 지난해 기준으로 218만 5114대를 기록했다. 현재 전체 등록 차량 중 LPG를 연료로 사용하는 차량은 10%를 겨우 유지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2011년부터 6년간 무려 27만대의 LPG차가 사라졌다"며 "2010년 245만 9155대로 정점을 찍은 후 꾸준히 차량 등록대수가 감소하면서 업계의 심각한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한LPG협회는 LPG(프로판·부탄)를 수입해 유통하는 SK가스와 E1이 회원사로 있다.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LPG 차량으로 인해 LPG 판매로 수익을 올리는 두 회사의 이익 역시 줄어들고 있다.

    SK가스는 최근 수입한 LPG를 수송용이 아닌 석유화학용으로 활용하는 신규 사업 분야에 진출하는 자구책을 마련했고, E1 역시 미국의 셰일가스(shale gas) 개발 사업 등에 투자하며 새로운 수익원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 ▲ SK가스의 충전소.ⓒ대한LPG협회
    ▲ SK가스의 충전소.ⓒ대한LPG협회


    국내에서 수송용 LPG의 사용량이 줄어드는 이유는 정부가 사용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LPG 차량은 장애인, 국가유공자, 개인 택시 운전자 및 회사, 렌터카 회사 등 특정 소수만이 구매할 수 있다.

    또 정부는 가장 많이 판매되는 일반 승용차는 휘발유 중심으로 SUV(sports utility vehicle)는 경유 중심으로 수송용 연료를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어 LPG는 경차나 7인승 이상의 대형 RV(recreational vehicle)만 사용할 수 있다.

    대한LPG협회의 꾸준한 규제 완화 요구에 힘입어 올해부터 출고된지 5년이 지난 중고 LPG 승용차를 누구나 구매할 수 있도록 정부는 법 일부를 수정했다. 하지만 업계는 이런 정책의 변화에도 줄어드는 LPG 차량과 LPG 소비량은 막기 힘들다고 호소한다.

    세계LPG협회가 최근에 발간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기준 글로벌 LPG 차량 운행대수는 2014년 대비 4.1% 증가했다. 이탈리아(8.5%), 터키(4.8%), 폴란드(2.4%) 등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LPG 차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고 인도(2.3%) 등 신흥국도 LPG 차량 운행대수가 늘었다.

    LPG 사용량 증가 추세는 미국의 셰일가스 개발이 본격화됐던 2007년 시작됐다. 셰일가스와 병산되는 LPG가 국제 시장에 안정적으로 공급되면서 가격 경쟁력을 가지게 된 것이다.

    지난 2015년부터 시작된 원유(crude oil) 가격 급락으로 셰일가스 생산이 잠시 주춤해 LPG 역시 피해를 본 적이 있지만 최근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정권이 들어선 이후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을 진행하면서 셰일가스와 더불어 LPG가 다시 예전의 생산량을 회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