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제돈 전무 증인 출석, 前 신격호 명예회장·現 신동빈 회장 비서검찰, 비상장 계열사 주식 매매 금액으로 자녀 대여·증여 추궁
  • ▲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뉴데일리
    ▲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뉴데일리

     

    롯데그룹 총수일가 경영비리 공판 관련 신격호 명예회장을 단독 피고인으로 한 '주식 고가 매도' 혐의에 대한 2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신 명예회장 측근이 '모르쇠'로 일관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4부(부장판사 김상동) 심리로 진행된 3일 신격호 명예회장에 대한 주식 고가 매도(배임) 공판에는 류제돈 롯데 전무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류 전무는 현재 롯데그룹 정책본부 비서실에서 근무하며 신동빈 회장의 비서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이전에는 신격호 명예회장의 비서실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류 전무는 롯데 총수일가 재산을 관리한 '금고지기'로 신동빈 회장은 물론, 신격호 명예회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됨에도 불구하고 30분간 이어진 증인심문에서 '모르쇠'로 일관했다.


    특히, 부산 롯데호텔 등 비상장 주식을 그룹 계열사에 매도한 이후 그 자금을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과 서미경, 신유미 모녀에게 대여·증여한 것으로 보고 있는 검찰 측 질문에는 기계적으로 "모른다"고 답했다.


    류 전무는 2009년 12월 부산 롯데호텔 등 비상장 주식을 롯데제과, 호텔롯데, KP케미칼(現 롯데케미칼) 3개 계열사에 매도한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도 그 이유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증언했다.


    이어 과거 신 명예회장의 재산관리 중 "예금관리가 주업무였다"고 밝히고, 당시 비상장 주식 매매대금 1308억원 중 양도소득세를 제외한 1000억원의 주식매매 대금을 수령하고 관리한 것은 인정했다.


    이어 2010년 이후 신 명예회장이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과 서미경, 신유미 모녀에게 총 602억원을 대여한 사실에 대해서는 "알고 있다"고 답하고, 그 이유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대답했다.


    이에 대해 검찰 측은 좀 더 자세한 조사 과정 진술을 제시하며 류 전무를 압박했다.


    검찰 측은 롯데그룹 법률 자문을 도왔던 법무법인 율촌 소속 회계사 마모씨와 롯데그룹 정책본부가 주고 받았던 이메일 내용을 류 전무에게 보여주며 추궁하기도 했다. 이메일에는 2003년 무렵부터 신 명예회장이 그의 자녀들에게 주식 양도형식으로 재산을 옮기고 있어 현금이 쌓여 간다는 점이 적시, 아직 상속해야 할 재산이 많이 남았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검찰 측은 류 전무에게 "2003년 무렵부터 피고인이 지속적으로 자신의 주식이나 재산을 자녀들에게 상속하려 했다는 것을 알고 있느냐"고 물었고, 류 전무는 "모른다"고 답했다.


    검찰 측은 "이메일을 보낸 사람이 율촌 회계사고 정책본부 재무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눈 후 이메일을 보낸 것"이라면서 "2003년으로 오래된 일이긴 하지만 신 총괄회장 비서였던 증인이 모를 이유가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류 전무는 "정책본부에서 오래 근무한 것은 맞지만, 신 명예회장 재산 관리를 비서실에서 맡은 건 2005년경 부터이다"라고 선을 그었다.


    류 전무는 신 명예회장의 재산 정도에 대해 2005년 이후 예금 자산과 현금을 합하면 1000억~2000억원 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 명예회장이 연로해지면서 자녀에 대한 재산 상속을 지시한 적 있느냐"는 검찰 측 질문에는 "그런 내용은 들어본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  


    신 명예회장의 한해 수입은 통상 150억원 정도고, 지출액은 100억원 정도로 직접 지출한 내용에 대해서는 어디에 사용했는지 모른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비서실장으로 실무 책임자가 신 명예회장 자금의 사용처를 모른다는 게 말이 되냐는 검찰 측의 거듭된 질문에도 "모른다"고 일관했다. 통장을 관리하는 데 있어 증빙서류가 있는 것은 그 지출 내역을 알고 있지만 직접 현금으로 건넨 돈에 대한 내역은 누구에게 혹은 어디어 쓰였는지 전혀 모른다는 설명이다.


    앞서 증인으로 출석한 백철수 롯데 정책본부 재무팀 수석은 2009년 비상장 주식을 매매할 당시 적용한 매매대금 산정 방식 상증법에 대해 추가로 진술했다.


    공인회계사 자격이 있는 백 수석은 "그룸 계열사 간 주식 매매 대금은 상증법으로 추산했고, 30% 경영권 프리미엄도 법에 명시된 것"이라고 지금까지 롯데 측 관계자들의 진술과 일관된 증언을 이어갔다.


    한편, 신 명예회장 단독 피고인에 대한 다음 공판은 오는 10일 오후 2시에 진행되고, 이날은 지금까지 출석한 증인 4인에 대한 진술조서를 제외산 서증조사가 진행된다.

     

    이어 오는 19일에는 그간 공판에 출석하지 않았던 신 명예회장이 피고인 신분으로 공판에 출석할 예정이다. 이날 증거채택은 신영자 이사장과 셋째 부인 서미경씨와 함께 피고인으로 기소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조세) 혐의 공판에 대한 것도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