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김장-수확철' 겹쳐 물동량 25% 증가, 택배기사 日 300건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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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석 특수기간동안 늘어난 택배 물량을 배송 트럭에 싣고있는 기사 ⓒ 뉴데일리 공준표
    ▲ 추석 특수기간동안 늘어난 택배 물량을 배송 트럭에 싣고있는 기사 ⓒ 뉴데일리 공준표



    "휠소터 들어오고 많이 편해졌죠. 다들 웃으면서 일하잖아요"


    명절 선물 등 물량 증가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CJ대한통운 강서 B터미널을 지난달 25일 찾았다. 통상 택배 업계는 평소보다 50% 이상 물량이 증가하는 연휴 2주 전부터를 특수기로 정하고 특별 근무에 돌입한다.

    인천시 계양구에 위치한 강서 B터미널은 화곡동, 내발산동, 외발산동 등 서울 강서지역 택배를 담당하는 1200평 규모의 지역 터미널이다.

    이곳은 특수기 기준 하루 최대 3만3000건의 택배를 처리하고 있다. 평소에는 2만5000건의 택배를 처리하며 특수기엔 물량이 크게 늘어난다. 터미널에 근무하는 120여 명의 기사들은 특수기동안 한 명당 하루 최대 300건 이상의 물량을 처리하고 있다. 평소에는 약 250건을 담당한다.

    강서 B터미널은 작년부터 '휠소터'라는 자동 분류 장치를 가동하고 있다. 휠소터란 상자가 바코드 인식기를 지나는 순간 주소를 자동으로 인식해 담당 기사에게 박스를 보내주는 기계다. 휠소터 도입 덕에 기사들이 빼곡히 컨베이어 벨트에 달라붙어 주소를 직접 확인하고 분류해야 하는 수고가 없어졌다.

  • 인천 계양구 강서 B터미널 ⓒ 뉴데일리 공준표
    ▲ 인천 계양구 강서 B터미널 ⓒ 뉴데일리 공준표



    터미널 업무의 시작은 매일 아침 11톤 화물차가 택배 박스를 컨베이어벨트에 쏟아내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오전 중 차량이 두세 번 정도 들어와 상자를 벨트에 올리면 휠소터로 주소를 분류하고 배송을 시작한다.

    강서 B터미널과 같은 지역 터미널에서 분류되는 택배들은 모두 '허브 터미널'에서 온다. 고객이 발송한 택배는 먼저 대분류를 담당하는 전국 5곳의 허브 터미널로 보내진다. 허브에서 서울, 경기, 인천과 같은 대분류를 거치면 200여 개의 전국 지역 터미널로 화물이 이동한다. 지역 터미널에서는 동, 번지 등 주소별로 택배를 분류해 담당 기사에게 인계 후 배송된다.

  • 택배 배송과정 ⓒ CJ 저널 블로그 캡쳐
    ▲ 택배 배송과정 ⓒ CJ 저널 블로그 캡쳐



    휠소터의 핵심은 빨간 불빛이 나는 큰 스캐너다. 상자가 스캐너를 지나는 순간 주소를 인식하며 지역별로 자동 분류하는 역할을 한다. 스캐너를 지난 상자들은 주소별로 나눠진 레일 길을 지나 담당 기사 앞에 쌓인다. 기사는 택배차 앞에서 상자를 싣기만 하면 된다. '휠소터(Wheel-sorter)'라는 이름처럼 스캐너가 데이터를 읽은 후 레일에 달린 바퀴를 굴려 자동으로 택배를 분류하는 방식이다.

  • 자동 분류장치 '휠소터' 작동 모습 ⓒ 뉴데일리 공준표
    ▲ 자동 분류장치 '휠소터' 작동 모습 ⓒ 뉴데일리 공준표



    휠소터 도입 덕에 택배업이 '3D' 직종이란 말은 정말 옛말이 됐다. 색색깔의 옷을 입은 택배 상자가 쉴 새 없이 레일을 떠다녀도 현장은 차분하기만 하다.

    근무 환경을 개선했다는 점에서 휠소터에 대한 현장의 호응도 크다. 17년째 배송기사로 근무하며 택배업의 변화를 직접 목격했다는 장인수(50) 씨는 휠소터 예찬론자다.

    장 씨는 "기계에서 분류된 택배가 쌓이면 차에 싣기만 하면 돼 일이 굉장히 편해졌다"면서 "효율적인 근무가 가능하고 현장 환경을 개선했다는 점에서 동료 기사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 휠소터 스캐너를 지나 자동으로 분류되고있는 택배 상자들 ⓒ 뉴데일리 공준표
    ▲ 휠소터 스캐너를 지나 자동으로 분류되고있는 택배 상자들 ⓒ 뉴데일리 공준표



    CJ대한통운은 지난해 말부터 전국 배송거점에 휠소터를 설치해왔다. 내년 4월 중 전점 설치를, 현재는 50여 곳에 설치했다. 회사 측은 휠소터 도입이 신속한 배송은 물론 추석 같은 특수기에도 톡톡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휠소터 도입과 함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업무에 적극 활용해 효율을 높인 것도 돋보인다. 모든 기사는 앱을 통해 출근 전 터미널로 들어오는 하루 물량을 확인할 수 있다. 자신에게 배정된 물량과 물량이 많은 지역도 미리 확인할 수 있어 동선을 짜는 데 유용하다.

  • CJ대한통운 배송기사 업무전용 어플 '운수대통' 메인 화면 ⓒ 뉴데일리 공준표
    ▲ CJ대한통운 배송기사 업무전용 어플 '운수대통' 메인 화면 ⓒ 뉴데일리 공준표



    CJ대한통운은 올 추석 물동량을 지난해보다 25%가량 늘어난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열흘에 달하는 긴 연휴에 수확기와 김장철이 겹쳐 명절 선물과 곡식, 김치 재료가 한꺼번에 움직이는 탓이다.

    올해는 추석 이후에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한류 관광 쇼핑축제인 '코리아 세일 페스타' 개막에 따른 물량 증가와 연휴 기간 쌓인 인터넷 쇼핑 물량에 대비해 특수기를 유지한다. 회사는 추석 직후인 10월 중순에 사상 최대 물량인 일 800만 상자를 처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열흘에 달하는 긴 연휴와 수확기, 김장철이 겹쳐 올 추석에는 물동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연휴 이후에도 코리아 세일 페스타, 인터넷  물량 증가로 당분간 특수기를 유지할 계획이며 이 기간에 안전, 정시 배송을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