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 다중채무자 58만명…"유동성 악화 우려""정세균 의장, 다중채무자 위험 없도록 정교한 정책 필요"
  • 시중은행 창구 모습. ⓒ 뉴데일리
    ▲ 시중은행 창구 모습. ⓒ 뉴데일리

정부의 가계대출 종합대책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다중채무자의 유동성 악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다주택자 중 신용대출까지 받은 이들이 많다보니 이번 가계대출 종합대책 발표 후 연체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9일 정세균 국회의장실이 신용정보회사 나이스(NICE)평가정보 제출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전 금융권의 개인 명의 주택담보대출 보유자 622만명 중 2건 이상 보유자는 132만930명(21.2%)에 달했다.

주택 한 채당 1건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다고 가정하면 빚으로 집을 산 사람 5명 중 1명은 다주택자인 셈이다.

전체 가계대출 보유자 1857만명 중 2건 이상 주담대 보유자는 7.1%를 차지했다.

이들이 받은 가계대출 1436조원 중 주택담보대출은 65.3%인 938조원, 2건 이상 주택담보대출을 보유한 다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은 20.3%인 292조원이었다.

2건 이상 주택담보대출 보유자의 1인당 평균 부채규모는 2억294만원, 1인당 평균 연소득은 4천403만원, 1인당 연평균 원리금 상환 추정액은 2755만원으로 추산됐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62.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DSR이 100%를 넘어서면 연간 벌어들인 돈을 모두 들여도 원리금 상환을 할 수 없게 된다는 의미다. 

현재 정부는 오는 2019년부터 DSR을 전면 도입할 계획인데,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나 총부채상환비율(DTI) 적용시보다 집 담보로 돈을 빌리기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주택담보대출을 2건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는 대부분 40대(32.9%)나 50대(29.9%)로, 연간소득은 3000만원이상 6000만원 이하인 경우가 60.8%로 가장 많았다. 신용등급은 1∼3등급이 75.3%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3건 이상 보유자는 5.0%인 31만여명에 달했다. 

이들의 1인당 평균 부채규모는 2억9195만원, 1인당 평균 연소득은 4천528만원, 1인당 연평균 원리금 상환 추정액은 3632만원에 달해 DSR가 80.2%로 치솟았다.

주택담보대출 보유건수가 많을수록 1인당 부채규모가 커지고, DSR도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부채는 1건 보유자는 1억3182만원이었지만, 11건 이상 보유자는 10억7911만원이었다.

하지만 1인당 평균연소득은 1건 보유자가 4136만원, 11건 이상 보유자는 5011만원으로 큰 격차는 없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보유한 주택수가 많아질수록 빚진 돈은 크게 늘지만, 소득이 비슷한 것은 갭투자로 인해 늘어난 빚부담을 전세금으로 메우거나 월세, 임대소득으로 갚는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는 집값 급등이 다주택자의 투기수요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다주택자를 겨냥한 전방위적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추석 연휴 이후 발표할 가계부채대책과 주거복지로드맵도 다주택자의 돈줄죄기와 임대업자 등록 유인책이 골자가 될 전망이다.

문제는 복수의 주택담보대출을 보유한 동시에 신용대출을 보유한 다중채무자다 보니 연체 위험이 더욱 높아질 수 밖에 없는 점이다.

주담대를 넉넉히 받지 못했거나 다른 대출이 불가능하다보니 어쩔 수 없이 금리가 높은 신용대출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2건 이상 주담대 보유자 중 신용대출(비주택담보대출) 보유자는 58만1829명으로 전체의 44%에 달했다.

카드론 보유자는 13.7%, 저축은행 신용대출 보유자는 2.2%, 대부업 대출 보유자는 1.7%를 기록했다.

2건 이상 주택담보대출을 보유한 동시에 신용대출을 보유한 다중채무자의 1인당 부채는 2억7769만원으로 올라갔고 DSR도 80.6%로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이 3건 이상이면서 신용대출이나 카드론 등을 보유한 경우 DSR가 100%를 넘어서면서 연체위험은 더욱 올라간다.

정 의장은 "다주택자 대출관리를 강화하는 정책 방향은 바람직하지만 유동성 악화로 연체에 빠지지 않도록 정교한 정책시행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