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백화점, 단체 관광객보단 내국인 및 개별 관광객에 집중"춘절 기간도 보따리상 위주로 매출 오를 것"
  • ▲ 롯데면세점 소공점 모습. ⓒ진범용 기자
    ▲ 롯데면세점 소공점 모습. ⓒ진범용 기자


    중국 최대의 명절 중 하나인 춘절이 다가오는 가운데, 유통업계가 예년과 같은 단체 특수는 사실상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중국 당국의 사드보복이 본격화되면서 단체 관광객의 발길이 끊겼기 때문이다.

    9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금한령 이후 올해도 중국인 단체 관광객 패키지 상품 수요가 전무한 상황이다. 단체관광객이 오지 않으면서 유통업계는 '싼커'(개별 관광객)에게 상대적으로 기대를 더 거는 모습이다. 그러나 싼커의 특성상 단체관광객보다 구입품목이 적어 '특수'를 기대하는 건 무리라는 것이 업계의 전반적인 생각이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찾지 않으면서 가장 달라진 곳은 면세점 업계다. 기존에는 춘절을 맞아 단체를 겨냥한 프로모션을 진행했다면 현재는 '싼커'에 초점을 맞춘 모습이다.

    롯데면세점은 티몬과 손잡고 내국인 공략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갤러리아면세점63은 '웰컴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매장 방문 외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골드멤버십 발급과 시그니처 마우스패드 증정 혜택을 제공한다.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한국을 찾지 않으면서 강남권에 두 곳의 사업장을 운영하는 롯데는 이번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관세청 및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강북권 지역 면세점 매출은 지속적으로 신장한 반면, 강남권 지역의 면세점은 부진했기 때문이다. 보따리상들의 경우 관광이 목표가 아닌 상품 구매가 목적으로 통상적으로 면세점이 몰려 있는 강북권 지역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롯데면세점 본점이 연매출 3조1619억원으로 1위를 기록했다. 신라면세점 서울점이 연매출 2조1239억원 2위,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이 1조3510억원을 기록해 3위를 차지했다.

    4위 신라아이파크면세점(8326억원), 8위 두타면세점(4436억원), 9위 갤러리아면세점63(3312억원)이 차지하면서 매출 TOP 10에 서울 강북권 지역만 6개가 이름을 올렸다.

    강남권역에서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롯데월드타워점의 경우 5721억원의 연매출을 올리면서 6위를 기록했다. 이는 롯데월드타워면세점이 사업권을 잃기 직전인 2015년와 비교하면 순위(3위)와 매출(6116억원) 모두 하락한 수치다. 코엑스점도 2159억원을 기록해 전체 점유율 1.5%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강북권에 위치한 면세점 사업자들도 단체 관광객이 없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번 춘절 기간 '특수'는 사실상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을 내놨다. 다만 중국 보따리상들 위주로 매출이 증가하는 만큼, 매출에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중국과 외교 정상화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는 계속 나오지만, 구체적으로 상황이 나아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이에 따라 예년과 비교해 단체를 겨냥한 프로모션도 많이 사라졌다. 춘절 기간도 보따리상 위주로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백화점업계는 통상적으로 백화점을 찾는 비중이 7:3 정도로 개별 관광객이 많다는 점 때문에 춘절 기간 특수까진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매출 신장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지난해 춘절 매출이 직전년도 대비 16.5% 신장했고,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강남점 리뉴얼 공사 및 본점 면세점 오픈 등의 원인으로 직전년도 대비 178%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현대백화점도 이 기간 21.8% 매출이 올랐으며, 중국인 개별 관광객이 몰린 무역센터점은 38.3% 신장했다.

    다만 면세점 오픈으로 분수효과를 기다렸던 매장의 경우 단체관광객이 면세점을 찾지 않으면서 단체 특수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의 경우 애초에 단체관광객보단 개별관광객이 많아 이번 춘절에도 이러한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라며 "그러나 면세점을 찾는 단체관광객이 백화점으로 내려오는 분수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큰 폭의 매출 증가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