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지급률 250% 고정돼 개선요구 잇달아고용연장보다 희망퇴직 선택, 악순환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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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은행권 급여체계 개선과 관련해 성과연봉제가 핫이슈였다면 올해는 임금피크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각 은행에선 노사가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 묘수풀이가 필요해 보인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은행권 임금단체협상 주요 안건으로 임금피크제 개선 목소리가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은행에선 개선점을 찾기 위해 노사 TFT를 구성한 곳도 있는 반면 의견 차이를 보이며 갈등의 골이 깊어진 곳도 있다.

    은행권 노조가 임금피크제 개선을 요구하는 이유는 10년째 총 지급률이 250%를 넘지 않아서다.

    예로 국민은행의 경우 55세부터 5년간 매년 임금의 50%를 받는다. 따라서 5년간 받는 금액은 약 250%에 해당한다.

    우리은행 직원은 임금피크에 진입하는 첫 해 급여의 70%를 받지만 2년차 60%, 3년차 40%, 4년차 40%, 5년차 30%로 총 지급률은 240%에 불과하다.

    국책은행의 상황은 더 애처롭다.

    기업은행 직원들은 임금피크에 돌입하게 57세부터 총 3년간 차등된 급여를 받게 된다. 근속연수에 관계없이 이 기간 동안 기본 급여의 65%를 받게 돼 총 지급률은 200%에도 못 미친다.

    수출입은행도 56세부터 4년간 60세까지 정년이 보장되지만 급여는 1년차에 90%, 2년차 70%, 3년차 30%, 4년차 10%로 정년까지 제대로 된 급여를 받지 못하고 은행을 떠나게 되는 구조다.

    그나마 임금피크 제도를 뒤늦게 시작한 산업은행만이 형편이 조금 나은 상황이다. 산업은행의 임금피크 총 지급률은 290%다.

    반면 보험권의 임금피크 지급률은 은행권을 압도하고 있다.

    삼성화재 직원들은 55세부터 5년간 임금피크에 진입하게 된다. 이 기간 동안 받는 지급률은 1년차 90%, 2년차 81%, 3년차 73%, 4년차 66%, 5년차 60%로 총 370%에 달한다.

    현대해상의 임금피크 총 지급률은 350%에 달하며 DB손해보험도 임금피크 직원들에게 5년간 총 358%에 달하는 급여를 보장해 주고 있다.

    이처럼 은행권의 임금피크 지급률이 낮은 이유는 서둘러 제도 도입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임금피크를 2005년에 도입했으며 국민은행의 경우 2008년 노사 합의로 시작됐다.

    임금피크는 60세 정년연장이라는 취지로 시작됐다. 그러나 10년째 임금 지급률이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은행에 남는 것보다 떠나는 이들도 많아지게 된 탓도 있다.

    은행 관계자는 “임금피크에 진입하게 되면 첫 해와 다음해까지 어느 정도 급여를 보장받게 되지만 3년차에 접어들게 되면 월급이 절반도 안돼 생활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며 “이 때문에 낮은 급여로 제대로 대우도 받지 못한 채 일을 하는 것보다 희망퇴직을 신청하는 게 오히려 이득을 남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 노조는 이 같은 악순환을 막기 위해선 임금피크 총 지급률을 높이자는 주장이다. 하지만 경영진은 인건비 상승 부담을 이유로 개선에 대한 의지가 낮은 편이다.

    일각에선 고령의 직원들을 내보내기 위해 임금피크보다 희망퇴직을 선택하게끔 유도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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