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정상화 위한 사측 자구안, 노조 협상 철회로 불발채권단 "실행가능한 모든 처리방안 수립할 것"
  • 상경 집회를 벌이고 있는 금호타이어 노조.ⓒ뉴데일리
    ▲ 상경 집회를 벌이고 있는 금호타이어 노조.ⓒ뉴데일리


    경영정상화를 꿈꾸는 금호타이어에 급제동이 걸렸다. 노조 측이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안 동의 교섭에 불응했기 때문이다. 결국 채권단은 실무자 회의를 열고 법정관리 등 모든 실행 가능한 처리방안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노조는 '경영정상화 계획 이행 약정서' 체결을 위한 사측과의 최종 교섭을 거부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이날 오후 공식성명서를 발표해 "해외매각 중단 없이는 노사간 자구안 논의가 의미 없는 것"이라며 "금호타이어 구성원이 결사반대한 중국 더블스타로의 해외매각 재추진에 배신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노조 측의 요구사항은 ▲채권단, 중국 더블스타 해외매각 추진 중단 ▲해외자본 유치 시 노조와 합의 ▲국내자본 유치 통한 경영정상화 방안 마련 ▲노사합의서 제출 협박 및 책임 전가 중단 등이다.

    금호타이어 노사는 전날 새벽 3시까지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안을 놓고 교섭을 벌이면서, 합의 가능성을 열어둔 바 있다. 채권단도 노사간 협의가 길어지면서 당초 제시했던 기간(지난 26일)보다 하루 더 유예기간을 줬다.

    노조의 태도가 갑자기 돌변하면서 금호타이어는 최악의 상황인 법정관리까지 염두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채권단은 사측이 제시한 자구안에 대해 노조와의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전제 조건이 이행되지 않을 경우 올해 연말까지로 연장한 만기 차입금 상환 조치를 철회한다는 입장이었다.

    금호타이어는 워크아웃을 졸업한 지 3년 밖에 되지 않았지만 실적이 재차 곤두박질 치고 있다. 지난해 금호타이어의 매출액은 2조8773억원으로 전년 대비 2.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 1669억원으로 적자전환했고, 당기순손실 886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33.7% 감소했다.

    사실상 채권단이 차입금 만기 연장을 해주지 않는다면 법정관리 수순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도 금호타이어의 법정관리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이날 오전 서울 국회본청 정무위원회 회의실에서 진행된 제1차 전체회의에서 "금호타이어 노조가 사측의 자구계획에 동의하지 않으면 회생 방법이 없다"며 "고려 방안 중에는 법원의 절차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자구계획에 대한 노사 협의가 사실상 불발됐다고 판단했다. 이에 오는 28일 채권단회의 열고 대응방안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단, 채권단의 효율적 처리 방안 마련을 위해 만기 차입금 상환 유예 등 여신완화에 대한 효력상실 조치는 잠정 유보하기로 결정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내일(28일) 채권단간 협의를 거쳐 모든 실행 가능한 협의 방안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