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부과 발표에 캐나다·유럽연합·중국 등 즉각 유감 표명...보복조치 예고국내 업계 "2안에 비해 다행이나, 최종 서명 전까지 긴장 늦출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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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철강재에 일률적으로 25% 관세를 부과하겠다 밝히자 그에 따른 파장이 세계 전역으로 퍼지고 있다. 세계 주요국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에 잇따라 유감을 표명했다. 이들은 보복 조치까지 검토하고 있어, 철강으로 시작된 통상 마찰이 세계 무역 전쟁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2일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미국 철강사들 대표들과 간담회를 열고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 관세를 무기한으로 부과할 것"이라며 "다음주내 이러한 내용의 행정명령에 공식 서명할 것이고, 오랜 기간 유지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세계 주요국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캐나다 정부는 1일(현지 시각)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캐나다 외교부 장관의 성명을 통해 "캐나다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규제가 가해진다면, 우리의 무역 이익과 노동자들을 지키기 위해 상응하는 조치를 할 것"이라며 "그 어떤 무역 규제도 결코 수용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유럽연합(EU) 역시 무역확장법 제재에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우리는 이 조치를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결정은 미국이 국내 산업을 보호하려고 노골적으로 개입하는 것이다. 국가안보 정당성에 어떠한 기반도 두고 있지 않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유럽의 수많은 일자리를 위기로 내몬 불공정한 수단에 가만히 앉아서 당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EU는 우리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단호하면서 그에 상응하는 대응책을 마련할 계획이다"라고, EU 집행위원회가 조만간 미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것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번 제재의 최대 타깃인 중국은 일찍이 보복 조치를 경고했다. 트럼프의 발언이 전해진 지난 1일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의 이번 조치는 WTO 규정을 무시하고, 중국 기업의 이익을 심각하게 침해한다"며 "중국은 합법적 권리와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세계 전역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반발하면서, 이번 사태가 세계 무역 전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중국은 무역확장법 제재에 맞서 미국산 대두 수입을 제한하겠다 발표했고, EU도 비슷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세계 주요국들의 거센 반발과 다르게 국내 업계에서는 최악은 피했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포스코 등 국내 철강사들은 가장 큰 리스크로 꼽혔던 2안(12개국에 최소 53% 관세 부과)을 피해갔지만, 아직 최종적으로 결정된 사안은 아닌만큼 진행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주요국에서의 반발이 상상 이상이다"면서 "(최종 서명 전까지) 언제든 바뀔 가능성이 있기에 실시간으로 미국 현지 분위기를 파악 중에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일찌감치 트럼프 대통령이 2안을 선택하기는 어려울 것이라 예상했다. 일부 국가에게만 고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WTO 기본인 무차별 원칙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WTO 판정에 개의치 않을 것이라 밝힌 트럼프 대통령도 기본 원칙조차 무시하며 2안을 선택하기에는 부담이 있었을거라는 주장이다.

    철강 통상 전문가는 "통상에서는 원칙적으로 차별대우를 할 수 없게 돼 있다"면서 "아무리 국가 안보를 위해하는 무역확장법을 적용하더라도, 차별적으로 관세를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게 트럼프 대통령이 1안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결정적 이유"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