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경영진들, 디지털 금융 활성화 강조나서은행원 고유 업무 대체…인력 구조조정 속도↑
  • ▲ 시중은행 영업점 전경. ⓒ 뉴데일리
    ▲ 시중은행 영업점 전경. ⓒ 뉴데일리

    은행권에 끝 모를 희망퇴직이 이어지고 있다.

디지털 기술력 강화로 영업 공백을 메울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붙으면서 한동안 인력 구조조정은 계속될 전망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오는 30일까지 1963년생 이전 출생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 접수를 받는다.

해당 대상자는 약 350명에 달하나 대부분 임금피크제로 전환되면서 실제로 은행을 떠나는 직원은 약 100여명 미만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업계에서는 우리은행이 올해 상반기 진행하는 희망퇴직을 두고 예상 밖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이미 800여명의 은행원이 퇴직한 바 있는데 올해 상반기 희망퇴직을 또 다시 실시하며 인력 리밸런싱에 나섰기 때문이다.

실제로 영업점에 남은 행원들의 경우 퇴직 직원들로 인해 업무 부담이 과도하게 늘어날 수 있다 보니 매년 진행되는 희망퇴직을 달갑게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이다.

작년에도 영업 공백으로 발생할 수 있는 고객 불편, 직원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우리은행은 본부 인력 투입과 신입행원 조기 배치 등 다양한 플랜을 가동하며 내부 분위기를 추스른 바 있다.

희망퇴직 부작용에 따른 직원들의 불만은 우리은행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2016년 국민은행도 2800여명에 달하는 은행원들이 떠나면서 발생한 공백으로 고객들이 불편을 겪었고, 남은 직원들도 늘어난 업무에 시달리며 고충을 토로한 바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현장 직원들의 이 같은 불만에도 불구하고 은행권의 희망퇴직은 매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소비자들의 금융 거래 패턴이 스마트폰 등 비대면 채널을 기반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영업점 취급 비중이 높은 대출까지 비대면 거래 비중을 대폭 늘리는 등 은행원의 고유 업무 대부분이 디지털 기술로 대체되고 있다.

실제로 은행 경영진들도 디지털 금융 강화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허인 국민은행장은 디지털 기술을 적용하면 효율적인 업무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며 사무자동화 혁신을 추진하고, 올해 하반기 전 점포에 디지털 창구 서비스를 확대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신한금융 경영진들 역시 은행 영업점 창구 업무를 페이퍼에서 태블릿PC로 바꾸며 영업시간이 줄어들었고, 올해 초 700명에 달하는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디지털 기술이 자리 잡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대부분의 은행들이 장기적으로는 디지털 기술을 금융에 접목시켜 불필요한 인력을 줄이고 업무를 대체하는 추세가 지속될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사실 은행업의 본질은 사람 대 사람인데 은행권의 디지털 금융 활성화로 인해 업의 고유한 특성이 변하고 있다"며 "디지털 기술 발달 속도가 빨라질수록 은행을 떠나는 이들도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