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내 TDF 투자 비중 100% 가능토록 규제 완화KB‧키움, 기존 액티브 위주 대신 ‘패시브’로 수수료 낮춰
  • ▲ 21일 키움투자자산운용의 TDF 브리핑에서 마크 윌스 SSGA운용 대표가 글로벌 TDF 시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뉴데일리
    ▲ 21일 키움투자자산운용의 TDF 브리핑에서 마크 윌스 SSGA운용 대표가 글로벌 TDF 시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뉴데일리
    은퇴 시점에 따라 자산을 운용하고 은퇴 후 지급하는 TDF(Target Date Fund, 타깃 데이트 펀드)가 자산운용업계의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최근 금융당국이 퇴직연금 중 TDF의 투자 비중 규제를 100%까지 대폭 완화하면서 각 운용사들이 잇따라 신상품을 내놓으며 시장에 뛰어드는 모양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고용노동부는 오는 9월부터 퇴직연금 자산의 100%까지 TDF에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퇴직연금감독규정 개정안’을 발표했다. 기존 TDF에 대한 퇴직연금 자산투자 비중은 최대 70%까지만 가능했다.

    단 가입 기간 주식투자 비중은 80%를 넘지 못하며 예상 은퇴 시점 이후에는 40%로 낮춰야 한다는 기준을 충족한 TDF에만 가능하다.

    이런 분위기 속 TDF 시장은 점차 확장 일로다. 

    한국형 상품을 가장 먼저 출시한 삼성자산운용을 비롯해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KB자산운용 등 7개 운용사가 TDF를 운용 중이다. 제로인에 따르면 현재 국내 TDF 운용 규모는 1조1494억원에 달한다.

    이 중 선두를 달리고 있는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2016년 '삼성 한국형 TDF'를 출시 후 2년만에 설정액이 4500억원을 돌파했다. 삼성자산운용은 여기에 힘입어 지난해 인출식 연금펀드인 '한국형 RIF(Retirement income fund)'까지 출시, 은퇴 후 시장까지 공략했다.

    키움자산운용도 내달 1일 글로벌 자산운용사 SSGA와 공동 개발한 ‘키움 키워드림 TDF’ 출시를 앞두며 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이처럼 시장 규모가 커짐에 따라 TDF 시장 내에서도 운용전략, 자산배분, 수수료 등으로 경쟁이 붙고 있다.

    먼저 액티브형과 패시브형의 대결 구도다. 현재 대부분의 TDF 상품들이 액티브 위주로 편성됐으나 후발주자들의 경우 패시브 전략으로 수수료 절감을 통한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지난해 7월 출시된 KB자산운용의 ‘온국민TDF’는 낮은 수수료의 뱅가드 인덱스 상품을 활용했으며 패시브 전략을 취해 보수 낮추기를 시도했다. 내달 출시되는 키움자산운용의 키워드림 TDF 역시 패시브의 저렴한 수수료를 내세웠다.

    마크 윌스 SSGA운용 아시아퍼시픽 대표는 “지난해 기준 미국의 TDF 자금유입 상황을 보면 패시브의 비중은 늘어나고 액티브는 줄어들고 있다”며 “고용주나 투자자 입장에서 모두 패시브를 선호하고 있으며 보수 수준이 상승 시 투자 수익도 최대 28%까지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강조했다. 

    TDF의 ‘본고장’인 미국 등 선진국 시장에서는 의무가입제도와 같은 정책적 여건이 대중화에 결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당국에서도 퇴직연금 제도 완화에 나서고 있는 만큼 향후 국내 시장 규모도 확대될 것이라는 업계의 기대가 확산되는 분이기다.  

    윌스 대표는 “미국은 근로자의 자동가입을 골자로 한 ‘연금보호법’을 통과한 후 TDF 시장이 크게 확대됐으며 호주도 1980년대부터 의무적 가입 제도를 운영 중”이라며 “투자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명확한 규정과 정책적 요소가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