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LGU+ 이어 SKT 자발적 개편 마무리… '2만원대' 저가형 상품 완성모든 요금제 구간 기본 데이터 제공량 확대 및 가족 결합 혜택 강화 눈길
  • SK텔레콤을 끝으로 국내 이동통신 3사의 요금제 개편이 일단락 됐다. 사실상 정부가 추진 중인 '보편요금제'에 맞춰 업계 자발적으로 이뤄진 만큼 향후 정부의 입장 변화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SK텔레콤이 KT와 LG유플러스에 이어 새로운 데이터 요금제를 선보임에 따라 그동안 이동통신업계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요금제 전면 개편이 모두 완료됐다. LG유플러스와 KT는 각각 지난 2월, 5월 요금제 개편을 마친 상태다.

    3사 중 가장 늦게 요금제 개편 행렬에 가세한 SK텔레콤은 모든 요금제 구간의 기본 데이터 제공량을 확대하고 가족 결합 혜택이 강화된 새 데이터 요금제 'T플랜'을 선보였다. 월 3만 3000원에 데이터 1.2GB를 제공하는 '스몰 요금제'를 비롯 '미디엄(월 5만원, 4GB)', '라지(월 6만9000원, 100GB)', '패밀리(월 7만9000원, 150GB)', '인피니티(월 10만원, 데이터완전무제한)' 등 5가지로 요금제를 간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양맹석 SK텔레콤 MNO사업지원그룹장은 "이번에 새로 내놓은 T플랜 요금제로 4인 가족 고객 기준 ARPU(가입자당월평균매출)가 15%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같은 단기적 손실에도 시장 안정화와 가입자 확대 등의 긍정적 효과가 장기적으로 있을 것"이라며 2년 내에 1000만명의 고객이 새 요금제에 가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T플랜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저가형 상품인 스몰 요금제다. 월 3만3000원의 이 요금제는 선택약정 시 월 2만4750원에 기존보다 3~4배 늘어난 데이터 사용이 가능하다. 특히 가족결합으로 이용할 경우 구성원 중 한 명만 패밀리 또는 인피니티 요금제를 이용해도 데이터 제공량이 크게 증가하는 것은 물론, 통신비 절감도 가능해 기존 대비 혜택의 폭이 커졌다는 평가다.

    앞서 KT는 신규 요금제인 '데이터ON'에서 저가형 상품인 LTE 베이직(월 3만3000원, 1GB)을 선보인 바 있으며, LG유플러스는 완전 무제한 요금제(월 8만8000원)에 이어 저가 요금제 개편을 검토 중이다. 

    이처럼 3사가 잇따라 저가 요금제 개편에 나서는 것은 정부의 보편요금제 도입 압박에 따른 대응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재 정부는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라는 정책 기조에 따라 월 2만원대에 데이터 1GB와 음성통화 200분을 기본 제공하는 보편요금제 도입을 강하게 추진 중인 상태다.

    그동안 이동통신업계는 보편요금제 도입을 두고 정부가 시장에 과도하게 개입함으로써 기업의 자율성이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왔지만, 정부 측은 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최근 전성배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국장은 "(정부가) 보편요금제를 추진하지 않았으면 (이동통신사의 요금제 개편이) 자율적으로 돌아갔겠냐 하는 의구심이 있다"며 "보편요금제 도입의 필요성은 여전히 있다. 보편요금제에 상응하는 요금제를 냈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성과가 나야 효과가 있기 때문에 그때까지는 어떤 형태로든 정부의 의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선 이동통신 시장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까지 자발적 요금제 개편을 통한 자율 경쟁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 비출 때 보편요금제 도입까지는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의 스몰 요금제의 경우 선택약정 시 2만원대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는 만큼, 정부가 의무사업자인 SK텔레콤에 출시를 의무화한 보편요금제와 사실상 같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통사들은 자사 요금제 개편과 관련 보편요금제를 겨냥했다는 시각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지만,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인 상황에서 업계 자발적으로 정부가 추진중인 요금제를 내 놓은 만큼 향후 기류 변화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보편요금제 이슈의 중심에 서있던 SK텔레콤이 2만원대 저가형 상품을 내놓으면서 정부도 나름 가계통신비 인하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볼 수 있다"면서 "이통사 역시 자발적으로 요금제 개편에 나섰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