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당시 110여개 계열사 보유… 자회사 '합병-청산' 작업 착착삼성전자 보유 '해외법인-계열사' 등 글로벌 사업영역 중복 방지상반기 매출 4조 돌파 불구 891억 '순손실' 기록 등 사업재편 앞당겨
  • 삼성전자가 올해로 인수 2년차를 맞은 자동차 전장부품기업 '하만(Harman)'의 사업 재편을 시작했다. 인수 당시 전세계적으로 110여 개에 달하는 자회사와 관계사를 보유하고 있던터라 주요 계열사를 중심으로 회사를 합치거나 청산하는 작업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0일 삼성전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반기 중에 하만의 자회사 5곳을 정리했다. 이 중 S1NN USA와 Harman Connected Services Holding 2곳은 하만의 주요 법인에 합병됐고 나머지 해외법인 역할을 했던 곳은 청산 절차를 밟았다.

    삼성전자는 하만 인수를 완료한 지난해 3월 이후 110여 개에 달하는 하만 계열사를 통합, 재편하는 작업에 먼저 손을 댔다. 하만은 글로벌 오디오 기업답게 전세계를 통틀어 다수의 해외법인을 두고 있었고 글로벌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다양한 오디오 사업 관련 기업들을 인수해 몸집이 컸다. 지난해에도 하만이 인수한 이스라엘의 자동차 사이버보안회사 '타워섹(TowerSec)'과 홈오토매이션 회사 'AMX'의 법인을 각각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지난해와 올 상반기에 이어 올 하반기에도 이 같은 하만 사업 재편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핵심 계열사를 중심으로 우선적으로 정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까지 진행한 정리작업도 주요 계열사를 중심으로 추려졌고 향후 각 지역별 법인 정리에도 속도가 날 것이란 예상이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하만 인수 이후 산재한 계열사 재편에 가장 먼저 착수한 데는 삼성전자가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해외법인이나 계열사 등과 사업 영역이 겹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이유가 크다. 삼성전자는 과거에도 M&A한 기업들의 인수 후 통합(PMI) 과정에서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해외 계열사들을 정리했던 바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의료기기 사업이다.

    또한 9조 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인수한 하만이 조기에 자리잡고 성과를 낼 수 있는 밑바탕을 만드는 필수 작업이라는 분석도 가능하다. 아직 인수한지 1년 반에 불과하지만 하만의 브랜드 가치와 글로벌 오디오, 전장기업이라는 명성이 뒤따르는 탓에 외부에서 기대하는 시너지 효과가 상당하다는 점도 부담이다. 

    하만이 올 상반기 기준으로 900억 원에 가까운 순손실을 기록했다는 점도 삼성전자가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는 이유다. 하만은 지난 상반기 4조 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음에도 891억 원의 순손실을 냈다. PMI 작업에 따른 자산 정리와 계열사 재편 등이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입장에선 하만 인수 효과를 본격적으로 거두기까지 시간을 최대한 압축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같은 맥락에서 하만의 계열사 재편 작업도 하반기부터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는데 무게가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