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탁금지법 이은 겹악재, 화훼농가 시름
  • ▲ 상반기 국산 화훼류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7% 급감했다.ⓒ뉴데일리
    ▲ 상반기 국산 화훼류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7% 급감했다.ⓒ뉴데일리
    상반기 국산 화훼류 수출 금액이 큰 폭으로 줄었다. 전년 대비 무려 27%나 감소했다. 청탁금지법으로 직격탄을 맞은데 이어 엔저 불똥으로 인한 겹악재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화훼 수출액은 720만 달러로 1년전 980만 달러에 모자랐다.

    90% 이상의 압도적 대상국인 일본 시장에서 엔저로 가격 경쟁력을 급속도로 잃고 있기 때문이다.


    ◇화훼류 대일 수출 의존도 심각

    수출 화훼류 중 비중이 큰 상위 3개 품목은 백합, 장미, 난초다. 이 가운데 백합, 장미는 상반기 수출액이 각각 7%, 19% 감소했다. 난초 수출 금액은 전년 동기(60만 불)대비 38% 증가한 80만 불로 집계됐으나 안심하긴 이르다. 난초류인 심비디움, 호접란 등 재배 농가들이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매출 감소에 따라 농사를 포기하거나 타 품목으로 전환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경기도에서 10여 년간 호접란 농사를 하다 과일 농사로 품목을 바꾼 A씨는 "난 산업 침체는 '청탁금지법'이 제정되기 전인 2000년대부터 이미 조짐이 보였다. 화훼류는 메르스 사태, 북한 무력 도발 등 대형 사회 악재가 터질 때마다 소비가 크게 줄어 결국 화훼 농사를 접었다"라고 말했다.

    농식품부 수출진흥과 관계자는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상반기 화훼류 수출 금액의 가장 큰 원인은 엔저 현상이다. 화훼류 대일 수출 의존도가 약 90%에 달한다. 최근 일본 내에서 아프리카산 등 한국산보다 저렴한 화훼류 수입이 늘고 있는 것도 국내 화훼 수출액 감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고 밝혔다.

    ◇십 년 만에 반토막 난 화훼 생산액... 내수 시장 활성화가 대안

    화훼 수출 감소는 생산액 감소와도 연관이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화훼류 총 생산액은 5658억 원으로 전년(5601억 원) 대비 소폭 증가했으나, 2005년 연간 생산액(1조 원)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다. 게다가 지난해 화훼류 생산 면적은 4936ha로, 전년(5365ha)보다 크게 감소했다.

    화훼류 생산자단체 측은 화훼류 소비 감소에 따른 생산 감소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사단법인 한국화훼협회 임영호 회장은 "최근 화훼류 수출 감소는 엔저 현상과 국내 폭염으로 인한 생산량 감소 등 복합적인 요인 때문이다. 수출액 감소에 따른 농가 고충을 우려한다. 협회는 이와 대한 대책을 농식품부에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농식품부 원예경영과 관계자는 "올 1월 '청탁금지법' 시행령이 개정됨에 따라 화훼 내수 시장이 활성화 조짐을 보이고 있어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농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 관련 부처와 공공기관은 꽃 생활화 캠페인 등 화훼 소비 활성화 정책을 시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