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루엠 분사로 매출 줄어 미국법인과 통합...18년만에 '역사 속으로'MLCC 가치 상승하며 사업포트폴리오 변화...中 천진에 전장용 생산기지 신설 추진
  • 삼성전기가 남미지역 내에 유일하게 두고 있던 판매법인인 브라질법인을 정리했다. 남미는 인도, 아프리카 등과 함께 보급형 스마트폰과 TV, 태블릿PC 등의 수요가 급증했던 이머징 마켓이다. 해외법인 효율화 작업의 일환으로 남미지역 판매는 미국 산호세에 위치한 미국법인이 함께 맡게 된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지난 4월 브라질법인(Samsung Electro-Mechanics do Brasil Intermediacoes de Negocios Ltda.)을 청산하기로 했다. 미국 산호세에 위치한 미국법인이 브라질법인 인력 등을 흡수하고 브라질 현지 법인은 정리되는 방식이다.

    브라질법인은 남미에 유일하게 존재하던 삼성전기의 해외법인이었다. 지난 2000년 삼성SDI와 함께 편향코일 생산공장을 신설하며 처음 시장에 진출한지 18년 여만에 사라지게 된 셈이다. 처음에는 생산기지로 브라질을 택했지만 이후 규모가 줄어들며 공장은 3년 만에 철수를 했고 이후 15년 동안은 남미지역을 담당하는 판매법인으로 역할을 해왔다.

    브라질을 포함한 남미지역에서 주로 판매됐던 제품은 현재는 삼성전기에서 분사해서 독립한 '솔루엠'에서 주로 맡고 있는 제품들이다. 파워와 튜너, 전자식가격표시제(ELS) 등의 모듈제품 등이 브라질 판매법인의 주요 취급품이었다. 솔루엠 분사 이후 브라질법인의 매출 규모가 줄며 법인 효율화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법인 정리 이후 남미시장은 미국법인에서 총괄하게 된다. 삼성전기는 해외에 5대 권역(미주, 유럽,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14개 판매법인을 두고 있고 그 중 북미에서 가장 핵심역할을 맡고 있는 곳이 미국 산호세법인이다.

    삼성전기는 생산품의 80% 이상을 해외에 판매하고 있고 최근에는 중국을 중심으로 생산거점도 새롭게 꾸려지는 모습이다. 특히 반도체와 함께 '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의 부가가치가 재조명 받으며 글로벌 시장 톱티어인 삼성전기가 MLCC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어 전체 사업 포트폴리오에도 변화가 많은 상황이다.

    미래 먹거리로 집중 육성하고 있는 '전장용 MLCC'를 중심으로 중국 생산이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삼성전기는 이사회를 통해 중국 천진에 전장용 MLCC 공장을 설립하는 안건을 최종 상정할 예정이다. 이 공장 신설에 투입되는 비용만 5000억 원이 될 것이란 예상이다.

    생산과 더불어 매출에서도 중국의 비중은 이미 국내 규모를 넘보는 수준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삼성전기의 중국 매출은 2조 6238억 원으로 국내 매출(2조 9119억 원)보다 3000억 원 가량 적었지만 올해는 역전이 일어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