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 경쟁 속 과도한 이색 마케팅 경계해야… 오히려 역풍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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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리바게뜨

    식품업계에 이색 브랜드 마케팅이 화제가 되고 있다. 소비자들의 관심을 유발하고, 브랜드 인기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극대화된 광고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파리바게뜨의 무지개 카스테라는 출시 두 달여 만에 약 25만개가 판매됐다. 이는 기존 선물류 케이크 신제품의 평균 판매 대비 5배 이상 많이 판매된 수량이다.

    무지개 카스테라는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 등장한 제품으로 층층마다 알록달록한 빛깔로 되어 있으며 입 안에서 사르르 녹는 부드러운 식감이 특징이다. 등장인물 간 팽팽한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매개체로, 주요 장면에 자연스럽게 등장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무지개 카스테라가 드라마의 중요한 플롯으로 등장해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판매가 늘었다”며 "앞으로도 실키롤케익 등과 같은 품질이 좋은 스테디셀러 선물류는 물론 무지개 카스테라와 같이 소비자 선호도를 반영한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지속적으로 기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드라마에 파리바게뜨는 '불란서 제빵소'로 등장했다. 베이커리의 컨셉과 브랜드명을 드라마 컨셉과 맞춰 변화시킨 것이다. 다소 드라마의 분위기를 망칠 수도 있고, 그로 인해 브랜드 이미지도 나빠질 수 있는 간접광고(PPL)이지만, 유쾌한 감성을 담아 드라마에 잘 녹여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온라인 상에서는 불란서 제빵소에 대한 인증샷이 줄을 잇고 있고, SNS 등을 통해 불란서 제빵소 마케팅에 쏠리는 관심을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최근 멕시카나 치킨의 전단 마케팅이 화제가 된 바 있다. 현관문 등에 붙이는 방식으로 소비자들의 눈에 띈 이 전단지는 마치 아이가 직접 그린 것 같은 그림과 "아빠 멕시카나 치킨 사주세요"라는 글귀가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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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멕시카나

    한 네티즌은 "집에 들어가려다 아이가 그려서 붙여놓은 건줄 알았다"며 "흐뭇한 마음으로 전단지를 뗐는데 뒷부분에 멕시카나 전단지가 있어서 피식 웃었다. 마케팅의 귀재가 멕시카나에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오리온이 최근 출시한 간편대용식 브랜드 ‘마켓오 네이처’의 ‘오!그래놀라’는 광고의 인기에 힘입어 9월 매출액이 전월 대비 60% 이상 급증했다. 중독성 있는 광고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새 브랜드를 인지시키고, 매출로 연결한 사례다.

    지난달 14일부터 방영된 오!그래놀라 신규 광고 영상은 공개 3주일 만에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에서 조회수 300만 건을 돌파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식음료 제품의 광고 영상이 단시간에 이 같은 조회수를 기록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경쾌한 음악과 함께 반복되는 ‘오~그래’ 음성 및 모델의 표정이 중독성과 재미를 선사하는 한편, 과일, 야채 등 원물의 비주얼과 바삭하게 씹히는 소리가 식욕을 돋운다는 평을 받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광고의 인기에 힘입어 매출까지 단기간에 동반상승 하고 있다”며 “원물이 풍부하게 들어있는 오!그래놀라만의 특징을 재미있게 표현한 것이 인기 비결”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이색 마케팅은 신메뉴와 브랜드 이미지 재고에 자주 사용되지만 장수 제품의 제2 전성기를 위해 자주 등장하기도 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짜파구리'다. 농심의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합친 퓨전 음식으로, TV프로그램 방영 당시 매출을 대폭 끌어올렸다.

    장수제품이어서 꾸준히 팔려왔던 라면이지만 치열해진 경쟁 속 기존 제품이 매출을 치고 올라간 것은 이례적이다.

    최근에는 1979년 출시된 롯데제과의 빠다코코낫이 약 40년만에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빠다코코낫을 사용한 ‘앙빠’라는 이름의 DIY 디저트가 입소문을 타면서 빠다코코낫의 판매가 늘어, 최근 3개월간 매출이 전년비 30%나 급증한 것이다. 앙빠는 빠다코코낫 사이에 팥 앙금, 버터를 넣어 샌드위치처럼 만든 디저트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빠다코코낫이 워낙 오래된 장수 제품이다 보니 취식 연령대가 높았다. 하지만 최근 앙빠가 유행하면서 젊은 20~30대 여성층의 취식 비율이 높아졌다"며 "브랜드가 젊어졌다는 점에서 반가운 소식"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소비자로 하여금 호기심과 웃음을 유발하고, 이어 브랜드 이미지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이색 마케팅 열전이 펼쳐지고 있지만 과도한 마케팅 경쟁은 오히려 논란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이색 마케팅은 대부분 소비자들로 하여금 재미와 웃음을 유발해야 하다 보니까 과도한 욕심을 부리다가 오히려 역풍을 맞기도 한다"며 "누군가에게 재미를 줄 수 있는 소재가 다른 누군가에게는 불편함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점을 꼭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색마케팅에는 말장난 등이 수반되는만큼 논란을 불러올 소지가 있어 다방면으로 사전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외식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사실 이색 마케팅의 성공 가능성은 '복불복'"이라며 "오히려 소비자들의 반감을 살 수 있는 과도한 마케팅은 안 하느니만 못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