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사업 확신, 글로벌 우수인재 직접 챙기는 조성진 부회장 움직임 눈길LG, 세대 교체 후 '신사업' 가속페달… 구글 협력 '스마트타운' 관심 집중
  • LG사이언스파크에 방문해 둘러보는 구광모 ㈜LG 대표이사 회장 ⓒ㈜LG
    ▲ LG사이언스파크에 방문해 둘러보는 구광모 ㈜LG 대표이사 회장 ⓒ㈜LG
    LG전자가 인공지능(AI) 등 미래사업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해 과거와는 다르게 적극적인 행보를 나타내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미래 먹거리 개발에 더욱 힘이 실리면서 수장인 조성진 부회장도 직접 나서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14일 LG전자에 따르면 조성진 대표이사 부회장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실리콘밸리를 찾아 인공지능, 로봇, 빅데이터, 클라우드, 자율주행, 5G 등 4차 산업혁명 분야 글로벌 IT 업계 관계자들을 직접 만난다.

    조 부회장이 이번 출장에서 가장 역점을 두는 부분은 글로벌 인재 영입이다. 평소에도 AI와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을 기반으로 한 미래사업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우수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필수라고 강조해왔다. 하지만 이번처럼 조 부회장이 직접 글로벌 인재의 메카에 뛰어들어 접촉하는 것은 기존 LG전자의 분위기와는 꽤나 다르다는 평가다.

    조 부회장의 적극적인 행보는 무엇보다 LG전자가 AI를 중심으로 미래를 꾸리겠다는 확신을 나타낸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10년 전 스마트폰 시장으로의 전환기에 LG전자가 실기했다는 뼈 아픈 경험을 바탕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앞둔 현 시점에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게 됐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실기는 최근 들어 LG전자 MC사업본부에 큰 타격으로 돌아와 위기감을 특히 더 실감케 했다. 올 3분기까지 무려 1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서서히 회복 추세긴 하지만 내년 이후에도 극적인 반전 드라마를 쓰기에는 요원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구광모 회장으로 LG그룹의 수장이 바뀐 것도 LG전자의 AI 사업 추진 속도에 영향을 줬다. 최근 고(故) 구본무 회장으로부터 지분 상속 절차까지 마무리 짓고 본격적으로 구광모 시대가 시작되면서 LG전자는 물론이고 각 계열사들이 보다 역동적으로 미래 준비에 나서고 있다. 

    특히 LG전자에서 후계수업을 시작한 구 회장은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LG전자의 미래사업에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스마트폰 사업에서 주도권을 놓치고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함께 지켜봐온터라 미래에 대한 준비를 가장 철저하게 요구하는 계열사기도 하다.

    조 부회장의 적극적인 인재 확보와 함께 글로벌 IT업체들과의 협업에도 이전보다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시장이 글로벌 IT업체들의 클라우드 사업에 각축장이 될 것으로 예견되는 가운데 가장 막강한 사업자 '구글'과 손을 잡고 스마트타운 구축에 나선 것이다.

    LG전자는 이미 구글과 스마트폰 사업 등에서 오랜기간 협력해온 관계지만 AI와 IoT, 클라우드 등 미래사업 전방위에서 협력을 발표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더불어 향후 구글이 한국시장에서 데이터센터 등을 운영하는 과정에서도 LG전자를 비롯한 LG그룹 계열사들과 손을 잡을 가능성이 높아지며 LG전자를 중심으로 계열사까지 미래사업 추진에 힘을 얻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AI를 중심으로 새 판 짜기에 돌입한지는 꽤 지났지만 올해 들어 추진력에 가속이 붙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과거와 달리 인재 영입이나 지분 투자, 사업 협력 등에서 과감하고 적극적인 의사결정이 이뤄지고 있어 젊은 회장을 맞은 LG전자가 분위기 전환에 성공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