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전용 소형 점포 늘고 뷔페형 매장 인기
  • ▲ ⓒ각 업체.
    ▲ ⓒ각 업체.

    최근 가정간편식(HMR)과 배달음식의 인기가 늘면서, 내점 고객이 크게 줄어들었다. 내점 고객을 잃은 외식업체들은 저마다의 방법으로 매출 보전에 나선 상황이다. 배달 위주의 점포로 개편해 내점 고객을 포기하는 한편, 내점 고객만이 누릴 수 있는 혜택 확대 등의 전략을 취하는 등 각양각색의 외식업체 트렌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1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HMR 시장 규모는 2010년 7700억원에 불과했지만 연평균 26% 성장, 2013년에는 1조원, 지난해에 3조원을 돌파했고, 올해는 4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현재 국내 음식배달 시장 규모는 약 15조원으로 추산된다. 이 중 온·오프라인을 연계하는 플랫폼, 이른바 음식배달 O2O(Online to Offline) 시장 규모는 약 3조원으로 전체 음식배달 시장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1~2인 소형가구의 증가, 맞벌이 부부 증가, 명절 음식 간소화 등의 트렌드가 반영된 결과다. 특히 경기불황이 겹치며 외식 비중을 줄인 소비자들이 간편한 배달이나 HMR로 식사를 해결하는 경우가 더욱 늘어났다. 이 때문에 외식업체는 수년간 내점 고객의 감소를 감당해와야 했다.

    내점 고객이 크게 줄어들자 외식업계에는 변화가 일어났다. 대규모 점포 위주로 진행되던 새 점포 오픈이 소형 점포로 변화하고 메뉴 간소화 등을 꾀했다. 최근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인해 인건비를 줄이기 위한 방안이 모색된 것과도 맞아떨어졌다.

    실제 모스버거는 테이크아웃 전문 브랜드 '모스버거 익스프레스'를 새로 런칭했고, 미스터피자는 배달 수요 증가에 따라 일반 매장 외에 22개 배달 전용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미스터피자는 신규 점포를 ‘스몰 다이닝’ 위주로 출점해간다는 계획이다. MP그룹 관계자는 “기존 샐러드바 강점은 살리면서 배달 중심의 피자 소비트렌드에 맞춰 테이블 3~4개 수준의 소규모 매장을 늘려갈 것”이라고 했다. 

    국내 프랜차이즈 브랜드 ‘놀부’는 기존 가맹점에서 배달 전문 브랜드도 동시에 운영할 수 있는 ‘숍인숍’ 솔루션을 무상 지원하고 있다. 숍인숍 방식으로 입점된 첫 브랜드는 놀부의 분식 브랜드 ‘공수간’이다. 현재 놀부 가맹점 120여곳에 도입됐다. 일부 매장은 공수간 도입 후 매출이 20~30% 가량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형 점포의 약진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기존의 매장에서는 내점 고객의 혜택을 강화하는 형식으로 고객 유치에 나선 외식업체들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뷔페' 형태다. 다양한 음식을 원하는 만큼 먹는 뷔페형 매장은 HMR이나 배달음식이 대체할 수 없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미스터피자는 일반 매장 가운데 52곳에서 점심시간에 ‘가성비’를 내세운 피자 뷔페를 운영 중이다. 이랜드의 '피자몰'도 뷔페형 매장으로 인기를 끌고 있고, 샤브샤브 전문 브랜드 '채선당' 역시 뷔페형 매장으로 전환한 곳이 많다.

    또 다른 외식 트렌드인 'SNS 성지'를 위한 인테리어 리뉴얼에 나선 업체들도 눈에 띈다.

    피자헛은 주거 밀집 지역에 위치한 매장을 ‘패스트 캐주얼 다이닝(Fast Casual Dining, 이하 FCD)’ 콘셉트로 전환해가고 있다. FCD 매장은 일반 매장에 비해 배달·포장을 포함한 총 주문 건수가 1.7배 높게 나타났다. 이같은 혁신 매장과 배달 전용 매장의 성과에 힘입어 피자헛은 최근 월 평균 고객수가 2016년에 비해 40% 가량 증가했다. 

    KFC는 지난 10월 ‘제주 중문점’에 지역적 특색이 반영된 특별한 동상을 설치해 고객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대표 마스코트인 ‘커넬샌더스 상’에 제주도의 독자적인 해녀 문화를 반영해, 하얀 정장이 아닌 해녀복을 입은 ‘커넬샌더스 상’을 설치한 것이다. 이 ‘커넬샌더스 상’은 해녀복과 함께 한 손에는 해산물 대신 치킨이 가득 든 그물을, 다른 한 손에는 치킨 한 조각을 들고 있어 KFC와 제주도 특색을 재미있게 보여주고 있다. KFC 관계자는 “제주도만의 문화색을 더해 관광객들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들의 발길도 이끌고자 이러한 아이디어를 내세우게 됐다”며 “SNS상에서 최근 크게 화제가 되며 많은 고객들이 관심을 갖고 찾아주시는 만큼, 이와 관련한 이벤트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맥도날드 ‘경주 용강 DT점’은 전통 한옥 구조의 기와집과 같은 모습으로 지역적, 역사적 특성을 보여주며 지역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매김 하고 있고, 스타벅스는 문경새재의 역사적 특성을 반영해 가장 한국적인 느낌이 가득한 매장을 선보였다. 내관과 외관 모두 전통 한옥 구조를 토대로 디자인 됐으며, 한국식 정원 및 기와 지붕, 2층에는 국내 최초로 좌식 매장으로 이뤄진 것이 특징이다.

    부산의 명소인 달맞이 길에는 특별한 할리스커피 매장이 있다. 부산 달맞이 길은 푸른 바다, 백사장, 동백숲, 소나무숲이 어우러진 절경으로 드라이브 코스로도 유명한 부산 팔경 중 하나다. 할리스커피 ‘부산 달맞이점’은 이러한 부산 팔경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도록 길 위쪽에 산장 형태의 매장을 선보이고 있다. 목조 건물로 지어져 있어, 산 속으로 캠핑 온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했으며, 부산 시내의 아름다운 경치를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도록 테라스 자리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이같은 SNS 성지 인테리어 마케팅은 대형 프랜차이즈로서 한계가 있다. 넓은 매장이 필요하지만 수도권 임대료를 감당하기 힘들고, 프랜차이즈의 통일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매번 트렌드 변화에 발맞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90년대 중후반까지만 해도 외식업체들의 내점 고객 비중이 크게 높았지만 지금은 완전히 역전된 상황인만큼 외식업체로서는 방법을 모색해야만 하는 상황"이라며 "가맹점 비중이 높은 대형 프랜차이즈로서는 다양한 시도를 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지만, 가맹본부의 실험적인 투자 없이는 치열해진 시장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