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 기준 상쉬 17개사 중 의뜸… 재무건전성 '우수'미청구공사, 차입금, 부채비융 등 세부 항목 관리 절실총차입금 '1조7900억'… 작년 3분기 대비 12.8% 늘어
  • ▲ 서울 영등포구 소재 태영건설 본사. ⓒ태영건설
    ▲ 서울 영등포구 소재 태영건설 본사. ⓒ태영건설

    태영건설이 또 다시 10%대 영업이익률을 시현하면서 대형건설사 가운데 최고 수익성을 자랑했다. 수익성을 기반으로 재무구조도 건전해졌다. 다만 주요 지표 외 세부 항목들에 대한 관리가 요구된다. 자칫 '빛 좋은 개살구'로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9일 분기보고서 분석 결과 태영건설은 3분기 매출 9337억원, 영업이익 1165억원, 순이익 798억원의 영업성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분기에 비해 매출(8763억원)은 6.55%, 영업이익(1079억원)은 7.95% 증가했으며 순이익은 168억원에서 4.73배 뛰었다.

    영업이익률의 경우 12.4%로, 1분기 15.2%, 2분기 12.0%에 이어 3개 분기 연속 10%대 이익률을 기록 중이다. 태영건설의 이익률은 대형건설사를 비롯해 시공능력평가액 기준 1조5000억원 이상 17개사 중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차순이 9.18% 롯데건설이며 3위는 대림산업 8.34%, 4위는 현대엔지니어링 8.73% 순으로 조사됐다.

    누적 기준 매출도 2조7619억원으로 2년 연속 '연 매출 3조원'을 눈앞에 뒀다. 누적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인 3111억원을 이미 넘어선 수준(3617억원)으로, 기록 경신뿐만 아니라 5000억원대에 육박할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이 같은 호실적의 배경에는 2016년 이후 추진한 신규 주택사업에서 우수한 분양성과를 거둬들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태영건설은 공공공사 중심의 사업구조를 갖고 있었으나, 공공 부문 내 수주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2015년 이후로는 자체 주택사업 브랜드인 '데시앙'을 활용, 민간주택사업 비중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실제로 건축 매출 비중은 2015년 29.9%에서 2016년 50.7%로 크게 뛰었으며 지난해 매출 구성 역시 건축 69.6%, 토목 28.5%, 자체 0.6% 등 주택건축공사 중심의 사업구조를 나타내고 있다.

    3분기에는 건축(1조294억원) 부문과 자체공사(537억원) 부문이 전체 매출의 79.8%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국내 토목이 18.4%, 해외 토목은 0.39%로 각각 조사됐다.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주 에코시티 4·5블록이 준공됐음에도 7·12블록과 창원 유니시티 1~4블록 등이 예상보다 빠른 공사 진행률을 보이면서 매출을 견인했다"며 "무엇보다 개발사업 매출이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고신장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높은 수익성을 바탕으로 한 재무성과도 경쟁사에 비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동비율은 159%로, 지난해 3분기에 비해 16.0%p 개선됐다. 무엇보다 경쟁사들에 비해 유동비율이 높은 수준이며 증가율 역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태영건설과 시평액 규모가 비슷한 1조5000억~2조원대 건설사는 △한신공영 △두산건설 △계룡건설산업 △한라 △코오롱글로벌 △아이에스동서 등 7개사다. 이들의 평균 유동비율은 101%이며 지난해보다 3.57%p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부채비율도 평균보다 개선 폭이 커 7개사 평균을 하회했다. 이들 7개사의 평균 부채비율은 253%로, 지난해보다 0.57%p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태영건설의 경우 7.63%p 줄어든 231%를 기록했다.

  • ▲ '전주 에코시티 데시앙(7블록)' 공사 현장. ⓒ태영건설
    ▲ '전주 에코시티 데시앙(7블록)' 공사 현장. ⓒ태영건설

    다만 세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세부 항목을 등한시할 경우 '빛 좋은 개살구'에 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채비율의 개선 폭이 컸던 까닭은 늘어나는 부채에 비해 확충된 자본 규모가 컸기 때문이다. 즉 늘어난 부채가 자본에 가려진 셈이다.

    실제로 총차입금은 1조7900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1조5863억원에 비해 12.8% 늘어나면서 차입금의존도도 112%에서 118%로 6.58%p 증가했다.

    원가율도 마찬가지다. 지속적인 매출액 증가에 따라 82%대 원가율을 지속 시현하고 있지만, 지난해에 비해 원가율이 6.7% 증가한 만큼 원가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잠재 리스크로 지목되는 미청구공사(4284억원)과 매출채권(1618억원)도 지난해에 비해 각각 235%, 15.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영찬 한국기업평가 전문위원은 "자체사업을 확대하면서 매출채권이 전반적으로 증가했고, 분양을 위해 과천 지식정보센터 및 하남감일 등의 용지를 매입하면서 운전자본투자가 더욱 큰 폭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라며 "내년 말 주요 주택사업장이 준공되기 전까지는 운전자본 부담이 확대되면서 현금흐름은 부진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향후 진행 주택사업장의 원활한 입주를 통해 크게 늘어난 운전자본과 투자자금이 예정대로 회수되는지 여부가 주요 모니터링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잘 나가는' 영업성적과 재무성과에 비해 더딘 먹거리 확보도 문제로 꼽힌다.

    3분기 기준 수주잔액은 3조28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3조5437억원에 비해 15.2% 줄어들었다. 3분기 매출액 대비 수주잔액 규모도 3개 분기 수준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7개사 평균 수주액 3조8014억원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며 전년대비 감소 폭은 7개사 중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7개사는 수주잔액이 지난해에 비해 평균 7.56% 늘어났으며 평균 매출액(5024억원) 대비로는 7.5개 분기가량 잔고가 남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밖에 개발사업 등을 위한 용지도 1조2388억원 규모에서 7885억원 수준으로 36.3% 줄어들었다.

    개발사업 등 민간건축 사업 중심의 수주 구조인 만큼 관련 모니터링이 요구된다.

    황덕규 나이스신용평가 실장은 "공공공사에 비해 채산성이 우수한 민간주택 부문으로의 사업구조 전환은 영업성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부동산 경기 변동에 따른 실적가변성이 과거에 비해 확대될 전망"이라며 "예정사업장의 초기 분양 성과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