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통점은 '디지털‧글로벌', 이자수익 벗어나려 안간힘 정부 가계대출 규제에 中企 대출-리스크 관리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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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들이 올해 사상 최대실적을 냈지만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에 고심중이다.

    경제전망이 밝지 않아서인데 전통적인 이자 장사를 벗어나 다양한 수익원을 발굴하고 리스크를 관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은 위험 관리에 집중하는 한편 우량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확대로 사업계획 방향을 잡았다.

    사업계획의 밑바탕이 되는 은행들의 올해 실적은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국민은행은 올 3분기까지 당기순익 7260억원을 올려 전년동기비 14.9% 증가했고, 신한은행은 6647억원으로 12.4% 늘었다. KEB하나은행은 5655억원으로 9.9%, 우리은행은 5603억 원으로 118.9% 증가했다. 

    최대 실적이 주는 부담으로 은행들은 내년 계획을 짜는데 고민에 빠졌다. 내년 수익전망이 어둡고 정부의 각종 규제로 대출 자산 성장이 녹록치 않아서다.

    정부는 집값 안정화를 위해 9‧13 부동산 대책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규제를 내놓는 등 가계대출을 옥죄고 있다.

    은행들은 부실채권과 연체율 등 위험관리를 강화하면서 새로운 수익원을 찾기 위해 애쓰고 있다. 

    KB국민은행의 내년 사업계획은 우량 중소기업 대출과 초기 기업 투자, 해외진출, 디지털 등 사업다각화에 방점이 찍혔다.

    우리은행은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비한 리스크관리가 내년 사업계획의 초점이다.

    연간 총자산 증가율 목표치를 기존 명목국내총생산(GDP)증가율+ α(알파)’에서 명목 GDP증가율 혹은 이를 밑도는 수준으로 맞추는 대신 리스크 관리에 집중한다는 의미다.

    금융당국도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내년에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율을 올해보다 0.5%포인트 가량 낮추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2021년에는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수준인 5%대로 관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이와 함께 스타트업과 중소‧중견기업 등 기업대출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지난달 2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한 '중견기업 비즈니스 써밋(Business Summit)’에 참석해 "오는 2022년까지 중견기업에 3조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내년도 대내외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은행들은 리스크 관리에 힘쓰고 우량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규모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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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들의 내년 사업계획 공통점은 디지털과 글로벌이다. 디지털 기업으로 대변신하기 위해 디지털 인적‧물적자원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KB금융은 지난달 2025년까지 디지털관련 분야에 총 2조원 투자와 4000명의 디지털인재를 양성하겠다고 발표했다. IT기술혁신센터도 신설해 인공지능(AI)·블록체인·클라우드·데이터·에코시스템 등 디지털 신기술 역량 확보에 나선다. 글로벌‧핀테크 기업과의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하나금융도 지난 10월 '디지털 전환 선포식'을 갖고 금융회사를 넘어 고객 중심의 데이터 기반 정보회사로 변신을 다짐했다.

    하나금융은 현재 연 5000억원 규모인 디지털 분야 투자규모는 줄이지 않겠다는 뜻도 밝혔다. 또 현재 1800명 정도인 그룹 정보기술(IT) 인력은 3500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디지털금융 최고책임자(CDO)로 외부전문가를 영입하고, 내년에 API(개방형 응용프로그램)를 구축해 차별화된 융합 API와 서비스를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영업점 창구업무의 디지털화를 위해 전자문서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구축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수출입과 송금, 해외투자 등 외환업무 전반에 걸쳐 디지털 업무방식을 적용하기로 했다.

    글로벌도 핵심 사업이다.

    신한은행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6개국에 99개에 달하는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아시아를 기반으로 한 글로벌 뱅크 도약을 목표로 오는 2020년까지 글로벌 손익비중을 2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26개국에 420여개의 점포를 보유한 우리은행은 싱가폴에 아시아지역 여신심사를 전담하는 아시아심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의 현지법인과 홍콩, 인도, 중동지역 등의 해외지점 여신심사를 전담하며 글로벌 부문의 질적 성장을 꿰하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유럽법인 설립 인가를 획득하는 등 아시아, 중동, 유럽, 아메리카를 연결하는 ‘글로벌금융벨트’로 해외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