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자사주 매입 등 반등카드 무용지물금리 상승 기대감 < 정부 규제압박 실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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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은행의 주가가 2년 전으로 돌아갔다.

    은행권이 최대 이익을 실현했지만, 주식시장에선 앞으로 이익개선이 어렵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은행의 주가는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하락 폭이 가장 큰 곳은 하나금융지주다. 7일 장마감 기준 하나금융은 연초 대비 –27.9% 하락한 3만6650원을 기록했다.

    2년 전인 하나금융 주가가 3만900원인 점을 감안하면 소폭 상승한 수치지만, 올해 최대 이익을 내고도 주가 반등에 성공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KB금융지주에 대한 투심도 얼어붙었다. KB금융지주는 4만7050원을 기록 중인 가운데 연초 대비 –25% 하락했다.

    증권, 손해보험사 등 비은행 계열사 인수합병에 의한 성과가 올해 뚜렷이 실적에 반영됐지만 앞으로 정부의 규제압박으로 이익 증가가 어렵다는 분위기다.

    일단 KB금융지주는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윤종규 회장이 직접 일본 도쿄를 찾아 해외 기관투자자를 차례로 만나 투심을 끌어내겠단 계획이다.

    이달 중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도 나서 주가 부양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신한금융지주은 ING생명, 아시아신탁 등 비은행 계열사를 인수하며 사업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주가는 오히려 2년 전보다 더 떨어진 상태다.

    신한금융 주가는 2017년 초 4만5300원(1월 2일 기준)을 기록했지만, 현재는 –8.8% 하락한 4만1300원을 기록 중이다. 경쟁 금융지주와 비교했을 때 유일하게 2년 전 주가보다 하락했다.

    일각에선 외부 요인보다 내부, 즉 CEO리스크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회장을 비롯해 은행장도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정부가 일부 지분을 보유한 우리, 기업은행도 올해 주주들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 우리은행은 연초대비 –1.5%, 기업은행은 –9.7%로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우리은행의 경우 내년 지주회사로 첫발을 내딛지만, 비은행 계열사를 인수보다 자본비율 규제를 맞추는 게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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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부 전문가들은 내년 정부의 보이지 않는 손으로 은행주가 기를 펴기 어렵다는 진단도 내놓고 있다.

    내년 금리 인상으로 NIM은 개선돼도 정부의 지속적인 압박이 이어져 금리 인상에 따른 이익개선은 더딜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 금융당국은 취약차주를 대상으로 은행 대출원금의 최대 45%를 감면하는 채무조정제도를 도입키로 했다.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서민들에겐 희소식이지만 불성실한 채무자까지 빚을 탕감해 줄 수 있어 도덕적 해이가 우려된다.

    중기대출도 문제다. 정부는 올해 중소기업 활성화를 위해 은행권에 대출 장려를 주문해 왔다.

    그 결과 중기대출 취급 규모는 대폭 상승했지만, 자칫 부실이라는 문제도 떠안게 생겼다.

    한 은행 관계자는 “금리 상승이 은행 NIM 개선에 긍정적 효과를 주겠지만 영세한 중소기업을 비롯해 자영업자에겐 빚 부담을 안겨줄 수 있다”며 “앞으로 이들에 대한 리스크관리도 고민거리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