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카풀 반대' 택시노조원 분신 사망… 택시업계 '강경 투쟁' 예고연내 출시 불투명 전망 잇따라… 카카오 "정식 서비스 논할 시점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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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의 '카풀(승차공유)' 서비스가 정식 출시를 일주일 앞두고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전망이다. 

    카풀 출시와 관련 그간 강력한 반발을 제기해 온 택시업계가 총파업을 예고한데 이어 택시노조 소속 택시기사가 분신해 사망하는 사고까지 발생하면서 카풀을 둘러싼 사회적 파장은 점차 확산되는 분위기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2시경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택시노조) 소속의 택시기사 최모(57) 씨가 분신을 시도한 끝에 사망했다.

    최씨는 자신의 택시 안에서 인화물질을 몸에 뿌린 후 불을 질러 분신을 시도했으며, 경찰관과 소방관의 구조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경찰과 택시노조 측에 따르면 최씨는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에 대해 반대의 입장을 밝혀 왔으며, 사고 직전 주변 지인들에게 분신을 예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택시노조 관계자는 "카풀 논란이 결국 안타까운 생을 마감하는 극단적인 사고로까지 치닫게 됐다"며 "모든 택시업계는 고인의 뜻을 기리고 강력한 투쟁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4개 단체로 이뤄진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카카오와 정부, 국회를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비대위는 "조합원의 사망 소식을 접하면서 100만 택시가족은 참을 수 없는 분노와 울분을 느낀다. 교통 생태계를 파괴하는 거대기업의 사익추구 행위를 근절해줄 것을 강력히 촉구했음에도 정부와 국회는 이를 방치해왔다"며 "카풀 영업을 강행할 경우 전국 100만 택시가족은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것이며 모든 책임은 정부와 카풀 플랫폼 업체에 있음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갑작스러운 사고 소식에 카카오 측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7일부터 카풀의 시범서비스를 진행 중이며 오는 17일 정식 서비스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그간 각 단체별로 다양한 의견이 있어서 비공식적으로도 계속 만남을 가져왔다"며 "현재에도 열심히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 이 같은 일이 발생해 너무 안타깝고 가슴이 아프다. 고인의 명복을 비는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번 사고로 인해 카풀의 연내 정식 출시가 불투명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재 회사 측은 정식 서비스 일정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지만 택시업계의 반발이 더욱 거세진 것은 물론, 카풀에 대한 다수의 우호적 여론이 이번 사고를 기점으로 일부 등을 돌리면서 출시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더욱이 그간 카카오와 택시업계 사이에서 중재에 나서온 국회가 보다 적극적으로 정식 서비스 보류를 요구하는 등 제동을 걸 수 있다는 관측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로선 정식 서비스를 앞두고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은 셈"이라며 "이 같은 상황에서 출시를 강행하기에는 감수해야 할 점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회사 측은 정식 서비스 실시 여부에 대해선 "지금은 서비스에 대해 논할 시점이 아니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