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수요 가늠의 척도 '4분기'...실적 감소 불가피삼성전자, 13조 영업익 깨질까 노심초사...SK하이닉스, 연간 성과급 지급 문제 남아 실적 '예의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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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올 4분기 반도체업계의 실적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반도체 슈퍼호황의 끝자락에 접어들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번 4분기 실적이 내년 반도체 시장 수요 감소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분기 영업이익의 마지노선인 13조 원대를 지킬 수 있을지 여부에 촉각이 곤두 선 가운데 SK하이닉스는 4분기 실적을 바탕으로 직원들의 성과급 협상이 달려있어 결과를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내달 8일 4분기 실적을 공시할 예정인 삼성전자는 분기 영업이익이 14조 원을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증권가를 중심으로 대부분은 13조 원 초반대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일부는 13조 원 벽 마저 무너질 수 있다는 비관론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는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 기록을 썼던 지난 3분기와 비교하면 20% 이상 줄어든 수치다. 3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17조 5700억 원이었다. 올해는 이미 분기마다 영업이익 14조 원을 가볍게 넘겼다.

    4분기 13조 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하게 되면 지난해 1분기 이후 최저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분기에는 영업이익 10조 원을 넘기지 못하는 수준이었지만 2분기부터 14조 원 선을 지켜오고 있다.

    올 4분기 실적은 반도체업계의 슈퍼호황이 끝났음을 알리는 시작점 역할을 할 것이란 점에서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메모리 가격은 이미 하락세를 이어온 지 오래인 반면 원재료 등의 고정가격과 차이를 키우고 있어 슈퍼호황의 끝자락이 다가오고 있음을 예고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 정확한 시점이 올해일지 내년일지를 두고 다소 의견의 차이를 보였다.

    SK하이닉스도 올해 매분기마다 영업이익 앞자리수를 바꾸며 승승장구했지만 4분기 주춤해진 이익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의 올 4분기 영업이익을 5조 5000억 원 미만이 될 것이라는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그래도 올 1분기(4조 3670억 원) 영업이익보다는 높은 수준이고 2분기(5조 5740억 원)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SK하이닉스도 삼성전자와 같은 이유로 반도체업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이번에는 직원들의 성과급 문제도 남아있어 4분기 실적에 더욱 민감하다. SK하이닉스 노사는 앞서 올해 성과급 협상에 나섰지만 최종적으로 성과급 기준을 논의하기 위해 올 4분기 실적을 마지막 변수로 두고 협상을 잠정 중단했던 바 있다. 4분기 실적이 확정되고 내달 중에는 다시 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반도체업계 실적 감소는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 4분기와 마찬가지로 내년 1분기에도 주문량 자체의 감소세가 뚜렷해지며 최악의 상황을 만들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다행히 내년 1분기 이후에는 또 다시 수요가 되살아날 기미도 엿보인다. 반도체 수요의 중심에 있는 데이터센터와 엣지 컴퓨팅, 5G 등에서 내년에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며 '상저하고'의 패턴으로 하반기에는 분위기 전환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