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금융계열사 연봉 순위서 밀려…노동 강도는 높아은행원 “증권‧보험‧카드 영업 임금 적을 이유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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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KB국민은행이 노사 간 임금단체협상 협상 불발로 파업을 단행하자 대중들은 국민은행 직원들의 평균연봉 9100만원에 주목했다.

    많은 국민이 취업난과 실업으로 고통 받는데 억대 연봉에 가까운 고임금 노동자들의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고객을 볼모로 잡는다는 사회적 비판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은행원들은 이에 대해 노동 강도는 금융지주사 체계가 도입된 이래 최고 수준인데 임금은 다른 금융 계열사보다 못한 현실이라고 토로한다.

    18일 각 금융지주 계열사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KB‧신한‧KEB하나‧우리금융지주의 주요 금융계열사 직원들의 임금 중 은행원 임금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은행 모두, 계열사인 증권이나 카드사에 비해 평균임금이 적은 편이었다.

    먼저 국민은행의 직원들의 지난 2017년 평균 급여는 9100만원인데 비해 KB증권은 1억700만원, KB국민카드는 1억원으로 집계됐다. 은행원보다 증권사 직원들의 임금이 18%(1600만원) 더 많았다.

    전년도인 2016년에도 국민은행은 8300만원, KB증권은 9800만원, 국민카드는 9100만원이었고, 2015년 역시 금액은 조금 다르지만 국민은행 임금이 가장 낮았다.   


    신한금융도 상황은 비슷하다.

    2017년 신한금융 계열사 직원들의 평균임금을 비교하면 신한은행은 9100만원, 신한금융투자는 9200만원, 신한카드는 1억900만원으로 카드사 임금이 가장 많았다.

    전년도인 2016년에는 신한은행이 8400만원, 신한금투가 9900만원, 신한카드가 9600만원으로 신한금투가 앞섰다. 사업보고서를 보면 지난 2015년부터 신한카드가 신한은행 임금을 추월했다.

    하나금융지주도 마찬가지다. 2017년 KEB하나은행 직원들의 평균연봉은 9200만원으로 다른 계열사인 하나금융투자의 9900만원보다 적었고, 8700만원을 받은 하나카드 직원들보다는 많았다. 2015년과 2016년에도 같은 순위를 유지했다.

    4대 시중은행 중 평균임금이 가장 높은 KEB하나은행도 다른 금융 계열사에 뒤쳐진 셈이다.

    4대 은행 중 평균임금이 가장 낮은 편인 우리은행도 우리카드보다 임금이 낮았다.

    2017년 우리은행 직원들의 평균 임금은 8700만원인데 비해 우리카드는 8900만원으로 우리카드가 200만원 더 많았다.

    상황이 이러자 은행권에서는 금융지주사 출범 이후 전국에 영업망을 두루 갖춘 은행으로 다른 계열사 상품 판매 등 영업이 몰리면서 은행원들의 노동 강도가 늘어난 반면, 다른 계열사에 비해 임금수준은 적다는 불만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 2000년 금융의 대형화와 겸업화를 촉진하기 위해 금융지주회사 제도를 도입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지난해 시중은행을 비롯한 14개 은행 직원 3만44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은행원들이 초과노동에 시달린다는 집계가 나왔다. 이들의 연간 노동시간은 약 2350시간으로 한국의 평균 노동시간인 2069시간보다 약 300시간 많고 일본보다 600시간 이상 많다. 하루 평균 2시간 이상 초과노동을 하는 셈이다. 

    물론 증권사의 급여 체계가 근속 연수, 업무성과에 따라 차등 지급되는 경향이 높아 금융 계열사중 임금이 가장 높다는 게 일반적 시각이다.

    그러나 은행, 카드, 금융투자, 생명 등 각 계열사 업무별 칸막이가 걷히면서 은행원들도 증권계좌 개설부터 파생상품 등 증권 연계 상품을 파는 마당에 증권사 직원들보다 임금이 적어야 할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많은 은행원들이 보험사나 증권사 직원들이 보유한 자격증을 갖추고 영업현장에서 각 계열사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며 “이를 핵심성과지표(KPI)를 통해 관리하면서 은행원들의 스트레스는 날로 커지는데도 임금은 증권이나 카드사보다 적어 불만이 나오는 현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