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화 전략 vs 공간 차별화 vs 가정간편식'각자 전략 세워 시장 트렌드 변화 대응
  • ▲ 계절밥상 여의도IFC점. ⓒCJ제일제당
    ▲ 계절밥상 여의도IFC점. ⓒCJ제일제당

    2013년부터 국내 외식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던 '한식뷔페'가 1세대를 마감하고 새 판 짜기에 나섰다. 주요 한식뷔페 운영 업체들은 각기 다른 방법으로 외식 시장 불황에 대응하고 나섰다. 달라진 외식 시장 트렌드에 발맞춘 한식 뷔페가 새로운 패러다임 정착에 성공하고 다시 시장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세계푸드가 '올반 프리미엄'을 런칭하며 1세대 한식뷔페 브랜드였던 '올반' 업그레이드에 본격 착수했다. CJ푸드빌 계절밥상과 이랜드파크의 자연별곡은 이미 가정간편식 메뉴 판매, 특화 매장 구성 등에 나섰던 만큼 침체돼있던 한식 뷔페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지난 2013년 7월 CJ푸드빌은 계절밥상 판교점을 오픈하며 국내 한식 뷔페 시장의 포문을 열었다. 계절밥상은 2015년 33개, 2016년 45개, 2017년 54개로 계속해서 늘어났다. 곧이어 나온 이랜드파크의 자연별곡 역시 2014년 17개로 폭발적인 시작을 알렸고, 2016년 46개까지 늘어났다. 2014년 10월 한식뷔페 시장 경쟁에 뛰어든 신세계푸드 올반은 2017년 15개까지 매장 수를 키웠다.

    하지만 2017년 이후 한식뷔페 매장 수는 늘어나지 못했다. 2018년 하반기 기준 계절밥상은 45개, 자연별곡은 43개, 올반은 12개로 매장 수가 쪼그라들었다.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을 포함해 여러가지 요인이 있었지만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인건비가 크게 올랐고 외식 소비 트렌드가 변화하면서 가정간편식 시장이 커진 것이 가장 주요한 요인이 됐다.

    과거 패밀리 레스토랑이 승승장구하던 외식 소비 트렌드는 SNS(소셜미디어) 맛집이나 유명 셰프 식당 등으로 완전히 옮겨갔다. 대형 레스토랑은 대부분 내리막길을 걸었고, 이와 반대로 배달 시장과 가정간편식(HMR) 시장은 무섭게 덩치를 키워갔다. 2014년 1조5387억원 규모에 머물렀던 HMR 시장 규모는 2017년 3조 규모로 3년만에 2배 가까이 뛰었다.

    이에 한식 뷔페 업체들은 수익성이 낮은 매장을 과감하게 정리하는 구조조정에 나서는 한편, 새 판 짜기에 나섰다. 계절밥상은 지난해 8월 포장 판매 '계절밥상 그대로' 서비스를 개시하고 O2O 서비스 등 유통 채널 확대에 돌입했다.

    계절밥상 관계자는 “’계절밥상 그대로’의 주문 건수는 매월 월평균 30% 이상 증가하는 등 꾸준히 상승세에 있다”며 “간편하면서도 다양하게 즐기고 싶은 고객 니즈를 반영한 메뉴 구성으로 더욱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계절밥상 그대로는 매장에서만 즐길 수 있던 메뉴를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도록 포장, 배달해주는 제품 및 서비스다. 매장에 직접 방문 또는 전화 예약 후 픽업하거나 배민라이더스, 요기요, 우버이츠 등 O2O 배달 서비스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계절밥상은 HMR 라인업을 확대하며 매장에서만 판매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온라인 식품 배송업체 마켓컬리에 입점시키고 있다. 지난 7월 선보인 ‘맑은 돼지 곰탕’과 ‘죽순 섭산적 구이’는 출시 2주 만에 온라인에서만 4000여 개 이상 판매되는 등 좋은 반응을 얻었다.

  • ▲ ⓒCJ푸드빌
    ▲ ⓒCJ푸드빌

    계절밥상은 여의도IFC점을 콘셉트스토어로 리뉴얼 오픈했다. 계절밥상 여의도IFC점의 특징은 즉석 조리와 생동감을 강화한 '라이브 스튜디오 8' 콘셉트다. 8가지의 각기 다른 코너에서 즉석 조리 서비스와 시설을 강화해 계절밥상이 추구하는 맛과 정성을 고객들이 더 생생하게 즐길 수 있게 했다.

    매장 입구에 위치한 샵인샵(Shop-in-shop) 형태의 ‘계절밥상 간편별식’ 코너에서는 보울샐러드, 볶음밥, 반찬 등 다양한 가정간편식을 무인결제 시스템을 통해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계절밥상 관계자는 “급변하는 소비환경과 트렌드에 맞춰 매장 중심의 운영에서 벗어나 변화에 나서고 있다”며 “계절밥상은 한식이라는 프레임을 유지하면서 고객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다양한 변신을 시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자연별곡은 주요 매장에 대한 공간 리뉴얼에 나서는 한편 키즈 메뉴 출시 등 메뉴 차별화로 응수했다. 신세계푸드는 올반의 대표 매장인 서울 센트럴시티점을 ‘올반 프리미엄’으로 리뉴얼 오픈하고 고급화 전략에 나섰다.

  • ▲ ⓒ신세계푸드
    ▲ ⓒ신세계푸드
    올반 프리미엄의 새해 매출액은 지난해 연말 대비 약 17% 증가했다. 신세계푸드는 최근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 추구)과 ‘가심비’(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 추구)로 대표되는 가치소비 트렌드의 확산으로 고급스러운 분위기에서 수준 높은 맛과 서비스를 즐기는 고객들이 늘고 있는 것에 주목했다.

    프리미엄 커피 전문점 ‘폴바셋’과 53년 전통의 떡 전문점 ‘종로복떡방’과 제휴해 운영하는 ‘디저트 숍(DESSERT SHOP)’ 코너를 매장에 설치하고, 주문 시 즉석으로 갈아 제공하는 블렌드 주스를 비롯한 베이커리, 음료, 과일 등을 선보였다. 인테리어도 기존 매장에 비해 더욱 고급스럽게 바꾸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모임, 파티 등을 할 수 있도록 별도의 독립 공간을 구성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가격보다 가치를 중시하며 품격 있는 맛과 분위기를 외식 선택의 기준으로 선택하는 고객들을 위해 올반 프리미엄을 선보이게 됐다”며 “앞으로도 맛과 분위기, 인테리어, 서비스 등 모든 부분에 있어 고객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프리미엄 외식 브랜드로 육성해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한식 뷔페들이 각기 다른 저마다의 방법으로 외식 시장 트렌드 변화에 대응하고 있어 한식 뷔페 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정착하고 과거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업계 시선이 쏠리고 있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외식 시장이 단기간 내에 많은 변화를 보이면서 국내 외식 업체들의 전략 역시 조금씩 다른 상황"이라며 "시장이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지, 어떤 업체의 전략이 먹힐지를 두고 업계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