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사업 연간 영업이익 ‘3조’...올해 두자릿수 이익률 넘봐연간 8000억원 가까운 적자낸 MC사업...5G에 명운 걸어
  • LG전자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프리미엄 전략이 통했음을 입증했다. 반면 MC(Mobile Communication)사업부는 15분기 연속 적자를 낸데다 지난해 4분기 신제품 출시에도 적자폭이 커지며 시장의 우려감을 더 키워 희비가 엇갈렸다.

    LG전자는 지난달 31일에 있었던 2018년 4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해 영업이익이 2조 7033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7년에도 2조 4685억 원을 기록한데 이어 2년 연속 사상 최대치 기록을 갈아치우며 가전 명가로서의 명성을 다시 한번 굳건히 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61조 3417억 원으로 전년 수준과 비슷했다.

    비슷한 매출 규모에 수익성이 늘어난 지난해 실적은 무엇보다 올레드TV와 LG 시그니처 등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운 가전사업이 만든 성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몇 해 전부터 프리미엄 가전을 중심으로 라인업을 정비해온 LG전자의 전략적 방향성이 적중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특히 올레드TV를 앞세운 HE(Home Entertainment)사업본부의 영업이익률은 사상 최대치로 가전업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수준까지 올랐다. 지난해 HE사업본부 영업이익은 1조 5185억 원으로 영업이익률이 9.4%에 달해 올해 본격적인 올레드TV 판매 확대로 사상 처음 두자릿수 이익률을 기대해볼 수 있게 됐다.

    H&A(Home Appliance)사업본부와 HE사업본부를 합친 가전사업 전체로 보면 LG전자 한 해 영업이익을 훌쩍 넘어서는 3조 원 달성에 성공했다. 4분기에 거시경제 영향으로 실적 변수가 많았지만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로서의 지위를 공고히 지켜나간 모습이다.

    반면 MC사업의 고전은 계속되고 있어 투자자들과 시장 관계자들의 우려감은 여전하다. 2018년 4분기 실적발표에 이은 컨퍼런스콜에서도 MC사업의 실적 정상화 시점이나 전략 등을 묻는 질문들이 쏟아졌다.

    연간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LG전자의 MC사업은 8000억 원에 가까운 적자를 냈다. 지난해 들어서는 제품 라인업 재정비와 사업 구조조정을 통해 적자규모를 줄여가는 분위기로 돌아서는 듯 했으나 지난해 하반기 플래그십 신모델을 출시한 이후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하는 4분기에 3000억 원 가량의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나며 사업 전반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2018년 4분기 컨퍼런스콜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그간 회사가 MC사업에 대한 의지를 지속적으로 나타냈기 때문에 2년 정도면 어느 정도 실적개선 여지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보며 또 다시 향후 사업 지속성에 대한 의문이 든다”고 털어놨다.

    LG전자는 올해 5G 상용화를 기회로 MC사업이 전환점을 맞을 수 있다는 전망으로 투자자들을 다시 한번 설득했다. 5G폰 서비스를 제대로 구현할 수 있는 제조사가 손에 꼽히는 수준이고 여기서 LG전자의 진가가 발휘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더불어 “5G에서 고객들의 신뢰를 되찾는다면 기존 4G폰 사업에서도 파급효과를 누릴 수 있어 3년 안에는 흑자전환에 성공하겠다”는 청사진을 컨퍼런스콜을 통해 제시해 올해 숨 가쁘게 MC사업을 꾸려갈 것임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