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산업은행, 다음달 8일 대우조선 인수 본계약 체결 '안갯 속'양사 노조 “본계약 이후에도 인수 중단되도록 파업 지속” 엄포
  • ⓒ현대중공업
    ▲ ⓒ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이 파업 초읽기에 들어갔다. 노조의 몽니로 자칫 인수합병 ‘빅딜’이 파행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20일 대우조선 인수반대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찬성 59.4%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투표에는 전체조합원 1만438명 중 9061명이 참가했고 5384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노조는 “대우조선을 인수하면 양사 모두 동반부실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며 “이로 인해 인력 구조조정이 더욱 가속화되고 노사갈등도 깊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산업은행과 ‘밀실인수’를 추진한 회사는 인수과정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인수 철회까지 파업 등 전면적인 반대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조는 우선 산업은행과의 대우조선 인수 본계약 체결일인 다음달 8일까지 총파업 및 부분파업에 나설 계획이다. 아울러 본계약이 체결돼 대우조선 실사 등의 절차가 진행되더라도 ‘인수중단’이라는 목표 아래 파업을 지속한다는 입장이다.

    한영석·가삼현 현대중공업 공동 대표이사 사장은 노조가 파업 절차를 밟자, 담화문을 발표해 진화 작업에 나섰다. 이들은 노조를 포함한 내구 구성원과 충분히 대화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단, 인수 철회 의지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대우조선 인수 추진 목적이 조선업의 재도약을 위한 사명감과 책임감에 따른 선택이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임직원 고용불안에 대해서는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언급했다.

    대우조선 노조도 파업 준비를 마쳤다. 지난 18~19일 이틀간 진행된 파업 찬반투표에서 92%가 찬성표를 던졌다. 노조는 총파업 돌입 시기는 추후 결정할 예정이며, 일단 점심시간을 이용한 반대집회(20일)와 산업은행 상경투쟁(21일), 전체 조합원 상경 집회(27일) 등을 실시한다.

    대우조선 노조 관계자는 “파업 찬반투표에서 찬성이 압도적으로 많았던 것은 합병 과정에서 철저히 배제된 임직원들의 분노가 반영된 것”이라며 “조만간 관련 절차를 마무리하고 합병이 중단될 때까지 파업을 이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두 노조가 파업 초읽기에 돌입하면서 선박건조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노조가 전면파업할 경우 1일 평균 83억원의 매출손실과 공정차질이 빚어진다. 또 선주와 약속한 인도일을 맞추지 못하면 하루당 10억원의 지체보상금도 내야 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 과정이 중단되기는 사실상 어렵다”며 “장기간 파업을 막기 위해서는 회사 측에서 임직원 고용보장이라는 카드를 제시해야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이날 2018년도 임단협 2차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도 실시해 50.9%의 찬성으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합의안의 주요내용은 ▲기본급 4만5000원(호봉승급분 2만3000원 포함) ▲올해 말까지 고용보장 ▲성과금 110% ▲격려금 100%+300만원 ▲통상임금 범위 확대(700%→800%)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