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부터 예타… 국비 지원없이 자체 충당평택~오송 복복선화 사업으로 열차 구매 계속
  • ▲ SRT.ⓒ연합뉴스
    ▲ SRT.ⓒ연합뉴스
    수서발 고속철(SRT)을 운영하는 ㈜에스알(SR)의 차량 추가 구매 규모가 애초 알려진 것보다 많이 늘어날 전망이다. SRT 추가 투입은 이르면 오는 2022년부터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11일 국토교통부와 철도업계의 설명을 종합하면 SR은 SRT 추가 구매를 위해 예비타당성 조사(이하 예타)를 준비하고 있다. 이르면 오는 5월쯤 재정 당국이 수시 예타를 진행할 것으로 보고 이에 맞춰 서류작업을 마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차량 구매 규모는 애초 알려진 것보다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SR은 경부·호남선은 물론 전라선 등 기존선 운행에 최소 7편성, 최대 16편성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10편성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열차를 추가 구매할 생각이었다.

    예타를 준비하는 지금은 차량을 더 공격적으로 사들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초 14편성을 시작으로 총 24편성을 사들인다는 구상이다. 여기에는 예타가 면제된 평택~오송 복복선화 사업으로 추가 배정될 열차는 빠졌다.

    열차 1량의 구매비용은 30억원쯤이다. 보통 10량 1편성이 기본이므로 14편성 구매에는 4200억원이 든다. 전체 24편성을 고려하면 SR이 차량 구매에 투자하는 사업비 규모는 7200억원쯤이 된다.

    일각에선 SR의 이런 공격적인 차량 확보 배경에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의 통합 논의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으면서 사실상 존폐 위기에서 벗어났다는 판단도 한몫했을 거라는 의견이다.

    열차 구매 비용은 예타를 밟아도 SR이 자체적으로 충당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비 지원은 없을 거라는 얘기다. 철도업계 한 관계자는 "SR이 지난해 열차 추가 구매 계획을 세웠을 때는 기타 공공기관이었지만, 올해 초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에서 준시장형 공기업으로 변경돼 기재부 공타(공기업 예타)를 통과해야 한다"며 "다만 애초 민간기업으로 출발한 탓에 아직 국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법적 대상이 아닌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 ▲ SRT.ⓒ㈜SR
    ▲ SRT.ⓒ㈜SR
    철도업계 일각에선 이런 이유로 오히려 예타 통과가 수월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예타를 신청하는 이유가 국비를 지원받기 위해서이므로 SR이 재원을 자체적으로 충당하는 사업까지 재정 당국에서 깐깐하게 심사하지 않을 거라는 의견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올 초 공운위에서 SR의 차량 구매 계획과 관련해 애로가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돼 가능한 한 예타 기간을 단축하는 방안이 논의됐다"면서 "대상사업 선정부터 조사결과 확정까지 짧게는 1년, 길게는 수년이 걸릴 수 있는 것을 6개월쯤으로 줄이는 데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SR이 5월께 수시 예타를 신청하고 6개월 내 예타를 통과하면 내년 초에는 차량 구매에 나설 수 있다는 계산이다. SR이 기존 SRT(KTX-산천) 차종으로 차량을 발주하면 설계 기간을 생략할 수 있어 차량 인수 시간을 1년쯤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통상 차량을 발주해 제작·수령하는 데 3년이 걸리므로 이르면 2022년부터 본격적인 서비스 확대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중간에 예타를 거치게 됐는데도 애초 목표했던 서비스 시점과 큰 차이가 없는 셈이다.

    SR도 예타 통과를 낙관하는 분위기다. 자체적으로 경제성 분석(B/C)을 한 결과 1.2 후반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B/C는 1.0보다 커야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