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재연장 기대감

  • 한중 통화스와프가 11일 오전 12시를 기준으로 만료됐다. 사진은 지난 7월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이 정상회담을 벌이고 있다. ⓒ 청와대
    ▲ 한중 통화스와프가 11일 오전 12시를 기준으로 만료됐다. 사진은 지난 7월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이 정상회담을 벌이고 있다. ⓒ 청와대


2009년 체결돼 8년 간 지속된 한중 통화스와프 협정이 11일 오전 0시를 기준으로 만료됐다. 

정부는 양국 간 실무진 간 협상이 사실상 마무리된 만큼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가 예정된 18일 이후 중국이 연장에 서명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다만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 이후 중국의 잇단 경제 보복으로 양국간 경제 협력이 위기를 맞은 상황서 중국이 통화스와프에 서명할 지는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날 산업부 등에 따르면 우리정부는 최근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서비스무역이사회에서 중국의 사드 보복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다. 북한의 핵 위협과 더불어 한중 통화스와프 연장을 앞두고 양국 간 마찰음을 공식화하지 않으려는 의도였다. 

지금껏 우리 측의 적극적인 노력에도 연장 협상이 타결되지 못한 데는 중국 지도부의 최종 승인이 떨어지지 않아서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중국의 제 19차 당대회 이후, 연장 여부를 논의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는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다. 이번 당대회에서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집권 2기가 공식화된다. 

우리 정부가 말을 아끼며 통화스와프 체결을 기다리는 데는 중국이 당대회 이후, 우리나라와 경제관계 개선을 고민해야 하는 만큼 통화스와프를 열어두겠다는 의도도 깔려있다. 

통화스와프는 일종의 외화 '마이너스 통장'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만일의 외화 부족사태를 대비한 안전판으로 각국 중앙은행은 앞다퉈 통화스와프 체결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는 3848억 달러에 달한다. 다만 마이너스 통장격인 통화스와프 체결은 넉넉하지 않은 형편이다. 

중국 560억 달러(11일 만료), 인도네시아 100억 달러, 호주 77억달러, 말레이시아 47억달러 등이다. 또 아랍에미리트(UAE)와 54억 달러 규모 통화스와프가 지난해 10월 만기돼 현재 연장안을 논의 중에 있다.

이밖에 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 함께 만든 치앙마이이니셔티브에서 384억 달러를 인출할 수 있으나 회원국의 동의가 필요하다. 

일본과의 통화스와프는 2001년 20억 달러에서 시작해 2011년 700억 달러까지 규모를 늘렸으나 2015년 종료됐다. 일본이 '소녀상' 갈등으로 협상 중단을 선언하면서 우리 정부도 역사 문제까지 끄집어 내 스와프 협정을 체결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