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주 BNK저축은행 대표, 채용비리 혐의로 구속은행들 올해 신입행원 채용 프로세스 재정비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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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이 채용비리 의혹에 휩싸인 은행 최고경영자를 상대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금융당국이 수사를 의뢰한 지 한 달 만이다. 

그동안 금융당국과 주요 은행들이 채용비리 여부를 두고 팽팽히 맞선 가운데 검찰 수사 결과로 시비가 판가름 날 예정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강동주 BNK저축은행 대표이사가 채용비리 연루 혐의로 구속됐다. 

강동주 대표는 지난 2015년 부산은행 인사담당 임원 시절, 면접 점수를 조작해 전 부산은행장 외손녀와 국회의원 자녀를 합격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부산지법은 채용 과정에서 강 대표의 면접 점수 조작 혐의가 인정되고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청구한 이유를 밝혔다.

다만, 법원은 지난 달 28일 강동주 대표와 함께 구속영장을 청구했던 박재경 BNK금융지주 사장의 영장은 기각했다. 

지난 2105년 최종면접관이었던 박재경 사장 역시 국회의원 자녀 채용 비리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지만 뚜렷한 증거를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채용비리 의혹에 휘말린 은행을 상대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가 현실화되자 다른 은행들도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채용비리 의혹이 단 두 건에 불과했던 BNK금융에서 CEO 구속이 이뤄지면서 타 은행들 역시 긴장감을 놓을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KEB하나은행의 경우 채용청탁에 따른 특혜채용과 특정대학 출신 합격을 위한 면접점수 조작 등 비리 혐의만 13건에 달한다.

KEB하나은행은 ‘채용비리가 전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제기된 의혹이 워낙 많다보니 검찰 수사를 쉽게 통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채용비리 혐의가 3건으로 그리 많지 않으나 윤종규 회장 친인척이 연루돼있다. 

금융당국은 서류면접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은 윤 회장의 증손녀가 2차 면접을 거쳐 최종 합격자 명단에 포함돼 점을 근거로 채용비리 의혹을 제기한 상태다. 

검찰의 칼날이 은행권을 향하면서 다른 은행들 역시 채용에 있어 신중을 기하는 분위기다.

대부분의 은행들 모두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채용 확대 기조에 발맞춰 신입행원 선발에 대한 의무감을 갖고 있으나 채용비리 파장이 워낙 크다보니 섣불리 나설 수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국민은행의 경우 올해 초 진행했던 대학생 홍보대사 모집 과정에서 은행 임직원 자녀를 배제하기도 했다. 

은행 대학생 홍보대사로 활동할 경우 신입행원 채용 시 서류전형 면제가 되는데 애초부터 채용비리로 의심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최대한 차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2~3년 전부터 은행 상반기 채용이 뜸했지만 지난해 채용비리 사건 파장으로 채용을 쉽게 진행할 수 없게 된 것도 사실"이라며 "현직 CEO들이 구속되는 등 긴장감이 높은 상황에서 채용비리에 휘말리지 않도록 은행 내부적으로도 시스템을 계속 재정비해나가는 중"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