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회 갈등 지혜롭게 봉합...우투증권 인수로 실력도 인정계속된 IT 사고로 잃은 고객 신뢰 회복 이뤄내야
  • ▲ 중앙회와의 불협화음을 노련하게 잠재우고, 우투증권 인수로 실력받아 [제갈량]과 같은 인물로 평가 받는 임종룡 농협금융 회장. 그에게 주어진 2014년 최대 과제는 [고객 신뢰 회복]이다. ⓒ 연합뉴스
    ▲ 중앙회와의 불협화음을 노련하게 잠재우고, 우투증권 인수로 실력받아 [제갈량]과 같은 인물로 평가 받는 임종룡 농협금융 회장. 그에게 주어진 2014년 최대 과제는 [고객 신뢰 회복]이다. ⓒ 연합뉴스


    [NH농협금융]과 [KB금융]이
<우리투자증권>을 놓고
치열한 인수전을 벌인 결과
승리의 여신은 농협금융의 손을 들었다.

농협금융으로서는 이번 승리로
[대박]이 터진 모양새다.

<우리금융>의 해체가 임박하면서 생긴
[4대금융]의 빈자리를
농협금융이 꿰찰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신한]·[KB]·[하나]금융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는
[신(新) 4대금융]의 판도를 이끌어 낸
<임종룡> NH농협금융 회장.

그가 어떻게 금융 판도를 바꿨으며,
앞으로 어떻게 달려나갈지
<뉴데일리>가 짚어봤다.


◆ 제갈량이 와도 안 돼?
   임종룡은 해냈다!

출범 3년차를 맞이하는 <농협금융>은
최근 8개월 간
커다란 변화의 중심에 서 왔다.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인수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은 
변화의 한 부분에 불과하다. 
 
인사와 리스크관리 등 
근본적인 체질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게
금융권의 평가다. 
금융권에서 [은근히 무시] 당하던 옛 모습과는
판이하게 달라진 것이다.

불과 8개월 전의 모습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상전벽해]다. 

농협금융은 지난해 5월 혼란의 소용돌이에 휩싸인 바 있다. 
신동규 전 회장은 <농협중앙회>와의 갈등 때문에
자진 사퇴하며 이같이 말했다.

“농협금융은 제갈량을 데려와도 안 될 것이다”


하지만 임종룡 회장은 
농협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
이후, 신 전 회장도 임 회장에 대해선 
“제갈공명 같은 후배”라고 평가했다.

농협금융은 
관리·감독은 물론 
주요 경영 사항에 대해 
대주주인 <농협중앙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특수성을 지니고 있다. 

신 전 회장의 사퇴 이후 
또다시 외부 출신 회장으로 농협금융에 입성했던 
임 회장에 대해
금융권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임 회장은 
농협중앙회와의 거리를 
노련하게 좁혀나갔다.

취임 직후부터 우투증권 인수 의지를 표명했던 임 회장은 
농협중앙회의 대의원인 조합장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직접 설득하는 열의를 보였다. 

결국 지난해 8월 열린 농협중앙회 이사회에서는 
대의원들이 만장일치로 
“우투증권 인수를 전폭 지원하겠다”
는 입장을 밝혔다.

전임 회장은 
연간 4,500억원 규모의 브랜드 사용료를
중앙회 측에 지불해야 한다는 사실에
여러 차례 불만을 제기했다.
하지만 
임종룡 회장은
이로 인해 촉발될 수 있는 논란도
사전에 막았다.

“(브랜드 사용료는)
 농협중앙회 경제 사업을 위한 수익 채널로서 
 농협금융이 반드시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다”

   - 임종룡 농협금융 회장


임 회장이 우리투자증권 인수에 성공하며 
실력을 검증받자 
최원병 회장을 비롯,
농협중앙회 내부에서 
그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최 회장은 
올 초 시무식 직후 
계열사 대표이사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례적으로 임 회장을 칭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회장과 나는 
 하나부터 백까지 손발이 척척 맞는다”

   - 최원병 <농협중앙회> 회장


중앙회와의 갈등으로 자진 사퇴한 
신동규 전 회장,
이사회와의 갈등으로 [ING생명] 인수에 실패한 
어윤대 전 KB금융 회장 등
주주들과의 마찰이 발목을 잡은
다른 경영인들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인 것이다.


◆ 이제는 [시너지]와 [신뢰회복]!

임종룡 회장이 2014년 강조한 두 가지 키워드는
[시너지]와 [신뢰 회복]이다.

[시너지]를 위해
농협금융은
[통합 데이터베이스]를 구축, 
오는 6월부터 매월 정기적으로 고객현황을 분석해 
금융지주 차원의 통합 마케팅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또,
<농협은행>과 [NH증권]의
[NH하나로가족고객] 제도(우수고객 우대)를 
<농협생명>·<손보>로 
확대 적용한다. 

영업에 있어서도
[범농협 연계영업]을 적극 추진한다. 

예금 이자를 통해 얻는 이익 외에도
농협은행의 수익을 다각화하기 위해
농협생명·손보 상품을 은행 창구에서 판매하는
[방카슈랑스]에 힘을 싣는 
공동영업과 교차거래도 활성화한다.

이 밖에
중앙회 제안시스템을 활용해 
시너지 아이디어를 상시적으로 공모하고 
워크숍·간담회를 열어 
전사적 시너지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농협금융인상에 [시너지 부문]을 신설하고 
시너지 유공 임직원에 대한 
금융지주회장 표창 등 
포상도 확대해
직원들에게 동기부여도 제공한다.

단, 이같은 시너지 사업이 
[일감 몰아주기]가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공정거래 준수방안을 만들어 추진하기로 했다.

[시너지]와 함께
임종룡 회장이 강조한 단어는
[신뢰 회복]이다.

임 회장은
최근 신년사를 통해
[신뢰도 제고]를 강조한 바 있다.

“농협금융에 대한 신뢰도를 제고해 나가야 한다. 
 우리는 몇 번의 IT사고로 
 공신력 실추를 경험했다. 

 특히, 
 금년부터 IT업무를 농협금융이 직접 담당하게 돼 
 그 책임은 더욱 막중하게 됐다. 

 확고한 IT시스템을 구축해 
 고객에게 신뢰받는 금융회사를 만들어 가야 한다.

 또, 
 내부통제를 강화해 
 금융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금융소비자보호 및 사회적약자에 대한 지원강화, 
 지역사회 공헌활동 확대 등으로 고객신뢰를 쌓아가며 
 국민에게 사랑받는 <농협금융>을 만들어 가야 한다”



◆ [포트폴리오 다각화], 여전한 숙제

[제갈량] 임 회장의 등장으로
크게 떠오르기 시작한 농협 금융.

[시너지]와 [신뢰 회복] 외에
농협 금융의 숙제를 굳이 하나 더 뽑자면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들 수 있다.

농협금융은 은행 외에도 여러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들 계열사의 존재감은
은행과 비교하면
아직 미미하다는 것이 금융권의 평가다.

임종룡 회장도
신년사를 통해 이처럼 말했다.

“성공적인 M&A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고, 
 건전한 재무상태에서 
 다시 사업규모의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이를 성공시킨다면 
 농협금융은 
 다시 금융권 선두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투자증권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긴 했지만
마냥 안심하고 있을 상황도 아니다.

우리금융 측이
“세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우투증권 매각을 백지화하겠다”
고 나선 상태기 때문이다.

우투증권 덕분에 급부상한 농협금융으로서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를 사수해야 할 상황이다.

중앙회와의 갈등을 지혜롭게 봉합하고
우투증권 인수전에 선방해 그 실력을 인정받은
떠오르는 금융 황제 임종룡 회장이
2014년에도 성공적인 경영을 이끌어 내
다시 한 번 [제갈량]과 견주어질 수 있을지
금융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