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출기업에 직격탄…연내 2~3% 추가 인상 전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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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년 한국경제의 가장 큰 변수 가운데 하나는 중국이다.

    중국이 개혁에 성공해 빠른 경기회복세를 보이는 것은 대중국 수출이 많은 우리에게도 긍정적이다. 하지만 최근 중국 위안화 가치가 거의 2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또 다른 위협이 되고 있다.

    위안화 강세는 중국산 수입품 가격상승→한국제품의 생산비용 증가로 이어질 공산이 커 한국 경제에 미치는 파장도 크기에 한국으로서는 이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 위안화 강세, 무엇이 문제인가?

    위안화 강세는 한국 경제엔 호재보단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으로부터 수입되는 소비재 가격이 오르면서 물가상승 가능성이 큰 데다 수출 기업에도 좋을 게 없다. 한국과 중국이 경쟁 구도라기보다 동업 구도이기 때문이다. 대중 무역의존도가 큰 한국은 중국 경제가 활성화되면 수출량이 늘어난다.

    배민근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국내 수출 기업 대부분이 핵심 부품을 중국에 수출해 현지에서 조립하기 때문에 위안화 강세는 곧 비용 증가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선진국으로 수출되는 완성품의 경우 대부분 결제 통화가 미 달러화나 유로화지만 동남아시아 수출품은 위안화로 결제되는 만큼 제품 경쟁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만큼 가격이 올라가는 탓이다.
     


  • ◆ 위안화 올해도 ‘귀한 몸’ 유지할까?

    최근 신흥시장 통화시장이 유동치는 가운데, 중국의 위안화가 올해도 '강세 통화'로의 위용을 지켜갈지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중국의 경제뉴스 포털 텐센트재경(騰訊財經)은 올해 위안화 가치가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지난 5일 보도했다. 이 매체는 위안화 상승폭이 지난해보다는 축소되겠지만 올해 1~2% 이상 상승할 것이며,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5위안대로 진입할 가능성도 크다고 밝혔다.

    지난해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 상승폭은 3.1%에 달했다.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가격 사상 최고치를 41차례나 갈아치우며 위안화는 '귀한 몸'으로 성장했다.

    위안화 가치 급등은 △ 미국과 일본의 양적 완화 정책과 중국의 긴축 편향 통화정책 △ 중국의 외환보유액 증가 △ 위안화의 국제화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결과였다.

    중국 정부의 위안화 국제화 추진으로 인해 위안화 가치 상승은 지속될 것이라는 것이 시장의 견해다.

    하지만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미국 달러 가치 상승을 유도해 위안화의 가치 상승을 다소 억제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위안화 가치 상승으로 중국의 수출 경쟁력이 위협을 받고 있어 중국 외환당국은 위안화 가치의 인위적인 조절에 들어간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수년간 상승세를 지속했던 위안화 가치가 하락세로의 전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 외환 전문가들과 주요 기관들은 올해 초부터 2월 24일까지 위안화 가치가 1.2% 가까이 떨어졌다며, 위안화 약세의 주요 원인은 중앙은행의 의도적인 개입과 중국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JP모건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위안화 가치 하락의 요인으로 중앙은행의 개입을 지목하며, 작년 중국 시장에 핫머니가 대거 유입되면서 외환보유고가 급격히 늘어나자 중앙은행이 핫머니 단속에 나섰다고 진단했다.

    핫머니 유입을 계속 용인할 경우, 위안화 강세가 수출 기업에 큰 부담으로 작용해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중앙은행이 의도적으로 위안화 약세를 유도한다는 것.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위안화 약세를 부추겼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맥쿼리증권은 "최근 위안화 가치 하락은 시장의 중국 경제 전망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다"며 "중국 경제성장 둔화에 따라 경착륙 우려가 고조되면서 핫머니 유출이 가속화되고 위안화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는 위안화 가치가 완만한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초상(招商)은행 류둥량(劉東亮) 금융시장부 수석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로 위안화 가치가 더 떨어질 수 있지만 정부가 위안화 가치 폭락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위안화 약세가 3월 중순에 끝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위안화 강세 추세가 완전히 바뀐 것은 아니다. 연내 2~3% 위안화 가치가 오를 것"이라며 "이번 위안화 약세는 핫머니 유입을 억제하기 위해 정부가 의도적으로 개입한 부분이 크다"고 말했다.

    래리 후 맥쿼리증권 애널리스트도 "위안화의 장기적인 가치 상승 전망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위안화 강세는 중국이 위안화 자본계정을 개방하기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최근 위안화 약세는 투기자금유입을 억제하기 위해 의도한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도 위안화가 2~3% 정도 절상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