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사 수입 예전같이 않아보험대리점·방카슈랑스 채널 부상온라인까지 위협…대세 자리 물려주나?
  • 전통적인 보험 채널인 설계사 채널이 내리막을 걷고 있다. ⓒNewDaily
    ▲ 전통적인 보험 채널인 설계사 채널이 내리막을 걷고 있다. ⓒNewDaily

     

    '보험의 꽃'이라고 불리는 설계사 채널이 점점 축소되고 있다. 수입감소로 인해 설계사 수가 줄어들고 보험대리점, 방카슈랑스 등의 채널이 부상하고 있다.

    18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말 기준 생보 설계사 수는 14만3589명으로 2010년 말 15만330명보다 4.7% 감소했다.

    생보 설계사 수는 2008년 말 17만6090명, 2009년 말 16만5705명, 2010년 말 15만330명, 2011년 말 15만3124명, 2012년 말 15만7004명 등으로 지속 감소하고 있다.

    손해보험 설계사 수도 지난해 말 기준 16만7983명으로 2010년 말보다 0.84% 줄어들었다.

     

    ◇ 설계사 수입 줄어들어

    설계사의 수가 감소한 것은 수입 보전이 어려워진 영향이 크다.

    지난 2012년 생보사들은 설계사 수수료 체계를 변경했다. 생보사들은 선지급 수수료나 초년도 수수료를 70% 내로 지급하고 나머지는 2차년도부터 분할지급했다.

    지난해 4월에는 이연한도(선지급률)를 50%로 축소해 설계사들의 선지급 수수료는 더욱 줄어들었다.

    금융당국의 소비자 권익보호에 따라 보험사들이 해약환급금을 기존보다 대폭 늘린 상품을 출시한 것도 한 몫 했다. 이 상품들은 설계사에게 돌아가는 수수료가 적다.

     

    ◇ 설계사들, 보험대리점으로

    보험사 소속 설계사들이 줄어드는 동안 보험대리점(GA) 설계사 수는 늘어났다.

    지난해 10월말 기준 GA 설계사 수는 생보는 9만8822명, 손보는 12만5986명이었다. 지난해 말 9만1949명, 11만7713명에서 각각 6800명, 8200명 정도 늘어난 규모다.

    설계사들이 GA로 옮긴 이유는 돈이 되기 때문이다.

    GA는 계약을 맺은 모든 보험사의 상품을 판매할 수 있기 때문에 전속 설계사보다 더 많은 수당을 받기 쉽다. 많은 GA들이 설계사들을 유인하기 위해 수당을 먼저 지급하는 관행을 유지하는 것도 이유다.

    GA의 규모도 성장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 법인 대리점 4400여개, 개인 대리점 3만개 가량이 영업 중이다. 글로벌에셋코리아, 프라임에셋 같은 대형GA의 경우 소속 설계사만 1만명을 넘어섰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월 글로벌에셋코리아의 월납초회보험료는 21억7000만원이었다. 라이나생명(27억원), 동부생명(20억원), 하나생명(20억원) 등 보험사와 비교해 결코 밀리지 않는 수치다.

    2007년에는 손해보험 신규계약 중 11%, 생명보험 신규계약 중 8.5%가 보험대리점을 통해 이뤄졌지만 2012년에는 손보 계약의 23.5%, 생보 계약의 16.6%가 GA에서 이뤄졌다.

     

    ◇ 방카슈랑스 폭풍 성장

    방카슈랑스(은행에서 판매하는 보험) 채널의 성장세도 눈여겨 볼만 하다.

    생보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4~10월 생보사의 방카슈랑스를 통한 초회보험료는 4조1941억원으로 전체 초회보험료 5조7192억원의 73.3%를 차지했다. 2011년 회계연도(2011년4월~2012년3월)보다 25.7% 증가한 수치다.

    방카슈랑스 채널에 강점을 갖고 있는 농협생명은 신계약 실적 대박을 이루기도 했다.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3월 청약기준 월납 초회보험료 신계약(가마감) 수치는 △삼성생명 317억2000만원 △농협생명 273억7000만원 △한화생명 175억8000만원 △교보생명 141억9000만원 순이었다.

    삼성·교보·한화 등 이른바 '빅3' 체제에 위협을 가한 것이다. 농협생명은 농·축협 단위조합 4500여개, 농협은행 지점 1100여개, 농협증권 5개 등 전국에 자사 보험상품을 팔 수 있는 방카슈랑스 채널을 5600개 이상 보유하고 있다.


    ◇ 온라인 채널도 무시 못 해…설계사 채널, 대세 자리 끝나나?

    일반적으로 국내 보험사의 판매채널은 대면설계사, 텔레마케터를 이용한 전화영업(TM), 방카슈랑스, 보험대리점(GA) 등 4가지로 분류된다.

    여기에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채널까지 가세했다.

    자동차보험 시장은 이미 온라인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용 자동차보험 온라인 점유율은 전년보다 2.6% 포인트 증가한 36.0%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03년에는 5.1%에 불과했던 점유율은 2005년 10%대, 2009년 20%대에 진압한 후 지난해 30%를 돌파하며 매년 큰 폭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생보사들도 온라인 채널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교보생명이 일본 라이프넷과 손잡고 온라인 전업사인 라이프플래닛을 출범하며 생보 시장의 새 시대를 열 것이라고 선포했다.

    업계에서는 1999년 34만명에 달했던 설계사 수가 10년 후에는 10만명 이하로 줄어들고 보험시장은 온라인 채널이 대세가 될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