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일가 지분 소유 '내츄럴삼양'에 통행세 챙겨 줘과징금·과태로·벌금 중 역대 최고 금액 27억5100만원
  • ▲ 삼양식품 전인강 회장ⓒ삼양 홈페이지
    ▲ 삼양식품 전인강 회장ⓒ삼양 홈페이지
삼양식품이 27억5100만원이라는 과징금 폭탄을 맞았다. '불닭볶음면'으로 매출 상승세를 이어가며 승승장구할 것 같던 삼양식품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최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양식품의 지난해 매출액은 3027억원으로 전년(3258억원)대비 소폭(7.1%)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2012년 76억원에서 2013년 102억원으로 껑충 뛰며 상승세를 보였다.

삼양식품의 뒤에는 '불닭볶음면'이 있었다. 현재 삼양식품 효자상품 '불닭볶음면'은 소비자들의 큰 사랑을 받으며 대형마트는 물론 편의점 등 유통가에서 놀라운 매출 신장률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에도 '불닭볶음면'의 인기가 이어지며 승승장구할 것 같던 삼양식품이 '불공정거래' 혐의와 더불어 '역대 최대 과징금'이라는 불명예를 떠안게 됐다.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삼양식품이 내츄럴삼양㈜에 부당하게 판매장려금을 지원한 혐의(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27억51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내츄럴삼양㈜은 삼양식품의 전인장 회장 등 오너 일가가 90.1%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계열사 중 하나다. 전 회장과 며느리인 김정수 부회장이 각각 21%와 42.2%를 보유했고 아들 병우씨가 100% 지분을 보유한 주식회사 비글스가 26.9%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1975년 설립된 내츄럴삼양은 라면의 스프에 들어가는 각종 재료를 삼양식품에 판매하고 삼양식품에서 생산하는 라면과 스낵류를 이마트를 비롯한 각종 유통점에 판매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1993년까지만해도 내츄럴삼양은 자산총액 170억원의 적자 기업이었으나, 삼양식품이 일감을 몰아주면서 2012년에는 자산총액 1228억원으로 뛰어올랐다.

내츄럴삼양의 2012년 매출은 513억원, 영업이익은 43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10%에 육박했다.내츄럴삼양의 매출 90%가 삼양식품으로부터 발생하는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춘 결과였다. 

국민권익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지난 2008년 1월부터 면·과자류 제품을 대형 유통업체에 직접 판매하지 않고 내츄럴삼양을 거쳐 판매하는 방식을 이용, 해당 계열사에 23억1100만원의 판매장려금을 지원했다. 이른바 '통행세'로 계열사에 이익을 챙겨준 것이다.

삼양식품이 받은 과징금은 국민권익위원회의 공익신고를 통해 부과받은 과징금·과태로·벌금 중 역대 최고 금액으로 알려졌다. 공익신고로 인한 종전의 과징금·과태료·벌금 중 최고액은 6520만원으로 당시 보상금은 1300만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