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단된 일부 서비스 복구 지연…신뢰도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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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일 삼성SDS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삼성카드가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

    삼성카드는 연초 KB국민 롯데 NH농협 카드의 고객정보 유출 사고로 앞으로 치고 나갈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삼성SDS센터 화재로 중단된 일부 서비스의 복구가 늦어지면서 신뢰도가 추락했다.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은 지난달 열린 창립 26주년 기념행사에서 소비자 보호위원회를 발족하고, 금융소비자 보호 헌장을 선포하기도 했다.

    이날 원 사장은 "최근 카드업계는 성장 둔화, 수익 감소, 신뢰 상실이라는 삼중고를 겪고 있다"며 "금융소비자 보호를 최상의 가치로 삼고 최고의 상품과 서비스를 통해 신뢰받는 회사가 되겠다"고 신뢰회복 경영을 외친 바 있다.

    하지만 삼성카드의 인터넷 결제가 3일동안 먹통되는 등 복구 지연으로  원 사장의 "신뢰 회복" 외침이 무색해졌다.

    삼성카드는 지난 23일 오전 10시 인터넷 카드 결제와 문자알림 서비스, 오후 4시 아멕스 카드 해외 사용을 복구했다.

    24일 오후 3시 현재 삼성카드 홈페이지, 스마트폰을 이용한 공인인증서 사용, 삼성 앱카드 결제 서비스는 여전히 이용할 수 없다.

    시스템 복구가 지연된 이유는 이유는 전자금융거래감독규정(제 23조)에 명시된 '재해복구시스템(DRS·Disaster Recovery System)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자금융거래감독규정(제 23조)에 따르면 시스템 오류, 자연재해 등으로 인한 전산센터 마비에 대비해 '재해복구시스템'을 갖춘 별도의 센터를 마련해야 한다. 또한 업무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정 규모·인력을 구비한 재해복구센터를 주전산센터와 일정거리 이상 떨어진 안전한 장소에 구축해 복구는 3시간 이내로 해야 한다.

    하지만 삼성카드는 데이터센터 화재 발생 48시간이 지나도록 서비스 정상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업계에서도 대형 카드사인 삼성카드가 온라인, 모바일 관련 시스템을 갖추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수비형보단 돌격대장 스타일에 가깝다고 알려진 원 사장이 이번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위기 극복 보다는 중단된 서비스를 정상화하는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