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LG전자 부품 계열사 간 '시너지' 기대향후 그룹 차원 통합 가능성... "기술개발에 속도"
  • ▲ 지난 3월 15일 제주도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제1회 국제전기자동차 엑스포'가 개막된 가운데 참가자들이 전시된 각종 전기자동차를 구경하고 있다. ⓒ연합뉴스
    ▲ 지난 3월 15일 제주도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제1회 국제전기자동차 엑스포'가 개막된 가운데 참가자들이 전시된 각종 전기자동차를 구경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자업계가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전기차 부품'에 속도를 내고 있다. 차세대 자동차 부품 중 상당수가 전기 관련 장비가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차세대 사업인 전기차 부품시장 선점을 위해 조심스럽게 사업영역을 넓히기 시작했다.

최근 전자업계에서는 차세대 사업인 '전기차 부품' 시장을 열기 위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스마트폰 다음 세대를 이끌 미래 사업 중 하나로 전기차 부품을 꼽은 것이다.
 
전자 회사를 필두로 전자부품 계열사를 갖고 있는 두 회사는 계열사 간 역량을 집중시켜 전기차 시장을 대비하고 있다. 

◆ '가전 명가' LG전자, 전기차 부품에 속도낸다 

LG전자는 지난달 29일 열린 1분기 실적발표서 전기차 부품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컴프레서나 모터와 같은 가전 기술력으로 전기차 부품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현재는 관련 제품에 대한 연구개발을 진행하면서매출을 늘리고 있다. 

계열사들은 이미 자동차 부품으로 '수익'을 거둬들이고 있다. LG전자는 내비게이션이나 카오디오와 같은 인포테인먼트로 1조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리고 있다. 

전자 부품계열사인 LG디스플레이는 차량용 디스플레이, LG이노텍은 차량용 카메라 모듈,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로 수익을 낸다. 계열사의 총 매출은 3조원에 가깝다는 증권사의 분석도 나온다. 

LG전자가 전기차 부품사업에 힘을 싣는 이유는 시장 선점을 위해서다. 스마트폰서 한 발 늦은 대응으로 주도권 싸움에 밀린 뼈아픈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차세대 시장을 위한 투자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서 그룹차원에서의 '전기차 부품 통합 사업'으로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그룹사별로 통합 계획에 대한 언급은 없는 상황이다. 

구본준 부회장의 행보를 봐도 알 수 있다. 지난해 LG전자는 자동차부품(VC) 사업본부를 신설했다. 최근에는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이노텍 등 핵심 계열사 CEO와 독일 BMW를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 부회장은 올 1월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4'서 자동차 전시장을 직접 찾기도 했다. 자동차 부품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꼽았다는 얘기를 방증해준다. 

자동차 업계에서도 LG전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물론 제너럴모터스(GM), 일본 혼다 등과도 부품 협력관계를 넓히고 있다. 미래 사업을 위한 기반을 확대하기 위한 작업에 돌입한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전자가 미래 전자사업 준비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면서 "OLED TV시장을 그룹차원에서 밀고 있는 것처럼 전기차 부품사업도 그룹 간 시너지를 만들 수 있는 사업"이라고 평가했다.

◆ 삼성전자 특허 출원 등 '기술개발'에 힘 실어
 
전기차 시대를 대비한 삼성전자의 움직임도 포착됐다. 그룹 내에서 전기차 부품 관련 사업을 진행 중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자동차용 디스플레이를 개발 중에 있고, 삼성SDI도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으로 올해 4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전기차 부품 관련 기술을 다소 확보한 상태다. 지난해에도 미국 특허청에 타이어와 전기모터, 차내 정보공유 전자장치 등 전기차에 필요한 각종 기술 특허를 출원했다. 

타이어 압력에 대한 모니터링 관련 특허는 압력 센서로 타이어의 상태를 점검해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방식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역시 전기차 부품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다. 최근 자가용으로 전기차인 BMW i8을 타고 다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래 전기차가 대중화되면 자동차 주요 부품의 70~80%가 전자부품이 들어가게 된다"면서 "삼성전자가 제품 개발 등으로 시장 선점을 위한 포석을 깔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