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뉴데일리 윤희성 기자
    ▲ 뉴데일리 윤희성 기자
    청해진해운이 만들어낸 절망적인 사고를 지켜본 국민들은 황당해서 할 말을 잃었다. 정부는 사고 수습에 정신이 없었다. 실종자 가족들은 팽목항과 진도체육관에서 혹시나 있을 생존자를 기다렸다. 언론사 기자들도 매일 새로운 뉴스를 팽목항과 진도체육관 현장에서 제작해 전국으로 보냈다.
 
기자가 팽목항과 진도체육관 현장을 취재하면서 가장 뜨거웠던 이슈는 ‘다이빙벨’이었다. 잠수사들이 조류에 영향을 받아 구조할 수 있는 시간에 한계가 있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의 실종자 가족들은 ‘다이빙벨이 있으면 20시간 연속 구조 작업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한 알파잠수공사 이종인 대표의 이야기에 귀가 솔깃했다. 현장 기자들은 실종자 가족들을 따라 모두 다이빙벨을 투입하지 않는 해경을 비난하기 바빴다. 팽목항에 나타난 이종인 대표 주변에는 늘 기자들이 붐볐다. 기자들은 이종인 씨의 주장을 아무런 검증도 없이 그냥 전달했다.

 
  • ▲ 실종자를 구조 작업을 마치고 언딘 마린 바지 선 위로 올라온 잠수사ⓒ연합뉴스
    ▲ 실종자를 구조 작업을 마치고 언딘 마린 바지 선 위로 올라온 잠수사ⓒ연합뉴스


    ‘20시간 연속 잠수할 수 있는 다이빙벨이 있는데 왜 해경은 이 장비를 쓰지 않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산업잠수협회 차주홍 회장의 설명을 듣고서야 다이빙벨에 관련해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잠수사의 생명을 지키는 ‘감압’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감압은 잠수병을 막기 위해 꼭 해야 하는 일이다. 20시간 연속 잠수는 처음부터 거짓말이었다. 다시 만난 이종인 씨에게 기자는 질문을 던졌다. ‘20시간 연속 작업을 할 경우 감압은 어떻게 하나요’라는 질문에 이 씨는 ‘20시간 연속은 불가능하다’고 돌연 말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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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다수 언론사들은 다이빙벨이 구조 현장에서 아무런 성과 없이 돌아와 이 씨의 입에서 "실패했다"는 말이 나올 때까지 해경을 비난했다. 다이빙벨에 대한 잘못된 기사는 실종자 가족들에게 혼란과 상처만 주고 말았다. 

     
  • ▲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연합뉴스
    ▲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연합뉴스



    팽목항 현장에는 이종인 씨와 같은 거짓말쟁이가 많이 있었다. 오보의 근원은 이 씨 같은 거짓말쟁이의 말을 검증하지 않고 그대로 보도해 정부를 비판하려는 언론사에 있다. 세월호 침몰에 모든 책임을 정부로 몰아가는 언론들은 자신의 눈에 든 들보를 보지 못하는 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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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기 전 대한민국 구석구석 뿌리내린 '안전불감증'과 '원칙둔감증'을 고발해 바로잡으려는 노력을 충분히 하지 못했다. 언론은 팽목항에서 이 사실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마음으로 취재해야 했다. 
     
    언론은 세월호 참사를 통해 환골탈태해야 할 대한민국의 각 분야 중에서도 가장 먼저 변해야 할 집단이다. 이는 스스로에게도 뱉는 말이다.
     
    뉴데일리 윤희성 기자 ndy@new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