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파업사태 후 깨달은 직장의 소중함…5년 연속 무분규 타결
X100 파일럿 생산 가동 들어가…내부에서도 큰 기대감


  • 25일 오후 2시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쌍용차 평택공장 조립 1라인. 비가 올듯말듯 우중충한 날씨와 달리 공장 내부는 '최고 품질의 차를 만들겠다'는 현장 직원들의 열기로 가득했다.

    공장 문을 열고 들어서자 '위기닥친 우리회사 우리만이 할 수 있다'는 플래카드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수십대의 '코란도C'가 회전목마처럼 공장을 서서히 돌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이 차량들은 현장 직원들이 닦고, 조이고, 기름치며 의장·샤시·화이널라인을 거쳐 완제품의 '코란도C'로 탄생하게 된다.

    의장 라인에서는 차량의 내·외장 및 각종 전장 부품등이 조립되고, 샤시 라인에서는 엔진을 비롯해 브레이크, 조향장치, 냉각장치 등 각종 주요 부품이 탑재된다. 화이널 라인에서는 최종적으로 타이어를 끼우고, 엔진오일·냉각수 등 차량운행에 필요한 각종 액을 주입한다. 또 시동 및 검차를 비롯한 각종 마무리작업이 진행된다.

  • ▲ 사진제공=쌍용차
    ▲ 사진제공=쌍용차



    사실 최근 자동차를 생산하는데 있어 대부분의 작업이 기계화되었지만, 최종 조립만큼은 사람의 섬세함과 꼼꼼한 손길을 필요로 한다.

    이정호 쌍용차 조립1팀 차장은 "쌍용차 전 임직원이 2009년 파업사태 후 직장의 소중함을 너무나 잘알고 있다"며 "회사 경영 정상화를 위해 전임직원이 구슬땀을 흘리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현장 임직원들의 열정 끝에 만들어진 코란도C는 국내는 물론 중국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코란도C의 중국향 누적판매 실적은 지난해 같은기간과 비교해 449.7%나 수직상승한 상태다.

    국내외로 주문이 밀려드는 탓에 조립 1라인 근로자들은 월·화·목·금 4일간 3시간여 잔업근무를 실시하고, 토요일에도 회사에 나와 특근에 임한다.

    그러나 현장에서 본 직원들의 표정에 고단함은 없었다. 오히려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명가' 부활의 축포를 하루라도 빨리 터뜨리고 싶다는 느낌이었다.

    사측도 이러한 근로자들의 열정에 올 여름이 시작되기 전 모든 공장에 에어컨을 대규모로 설치하는 것으로 보답했다. 

    조립1팀 안두헌 샤시과 직장은 "예전에는 선풍기로 근근히 더위를 피하며 조립을 실시하는 등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했었다"며 "최근 사측에서 전 공장에 에어컨을 대규모로 설치한 덕에 모든 직원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게됐다"고 말했다.

  • ▲ 사진제공=쌍용차



    쌍용차는 이미 지난달 말 국내 완성차업체 최초로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지었다. 지난 2009년 파업사태를 겪은 후 5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이뤄낸 셈이다.

    최근 현대기아차나 르노삼성차 노사가 통상임금 확대안을 놓고 갈등을 빚는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특히 쌍용차 노사는 내년 초 출시 예정인 소형 SUV 'X100'을 비롯한 신차 개발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안정적인 노사관계가 중요하다는데 공감하고 있다.

    마침 X100은 이번에 방문한 조립1라인에서 내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양산될 예정이다.

    이미 지난주 1공장에서 3대의 X100 파일럿 모델이 생산됐고, 오는 27일에도 5대 가량이 시범 생산될 예정이다. X100은 향후 한국지엠 트랙스, 르노삼성 QM3와 소형SUV시장에서 경쟁구도를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안두헌 직장은 "(쌍용차가) 과거 많은 차량들을 만들어 왔지만 사실 잘 안됐던 적이 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코란도C, 코란도스포츠 등 내부고객(현장 임직원)들로 부터 호평을 받고 출시된 차량들은 하나같이 잘됐다"며 "지금 X100이 그렇다. 성능은 물론 외형도 내부에서 큰 호평을 받으며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