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자들, 매매시장 통한 처분 등도 한 몫


  • 정부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완화와 동시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까지 내리면서 부동산시장에 온기가 돌고 있다. 이에 따라 저렴한 가격에 알짜 물량을 잡으려는 수요자들과 투자자들이 경매시장으로 눈을 놀리고 있다. 

    26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아파트 경매의 낙찰가율은 86.6%를 기록했다. 금융규제완화 발표된 지난 7월은 85.2%였다. 불과 한 달여만에 1.4%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뉴데일리경제는 이날 오전10시 서울중앙지방법원 별관에서 진행된 법원경매 현장을 찾았다.

    2층에 있는 법정 앞에 다가서자 몇몇 여성은 "대출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연락을 달라"는 말을 전하며 대출업소의 명함을 돌리는데 분주했다. 법정 앞 게시판을 통해 취소된 경매는 없는지 확인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였다.

    이날 법정은 200여명의 투자들로 가득찼다. 입찰 마감시간인 11시10분이 가까워지자 입찰인들은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법정을 나와 통화를 하는 동시에 입찰서류를 꾸미는 등 자신만의 방법으로 입찰을 준비하고 있었다. 경매에 익숙지 않은 듯 보이는 한 여성은 서류를 들고 현장 관계자에게 입찰과정을 상세히 묻고 있었다. 

    마감시간이 지나자 집행관은 낙찰자를 발표하기 시작했다. 그 순간 얼굴에 긴장감이 감도는 입찰자들이 여럿 보였다. 낙찰자가 발표되는 순간 희비는 엇갈렸다.

    이날 경매에서는 감정가액보다 높은 금액에 낙찰된 물건이 나왔다. 최근 재건축 심의가 통과된 서울 서초구 '서초무지개아파트'다. 이날 총 7명이 입찰에 참가해 감정평가액(6억)보다 높은 6억2500만원으로 새 주인을 찾았다.

    현장에서 만난 A 법률사무소 관계자는 "최근 경매로 나온 물건을 살펴보면 입찰에 참여 할 만한 물량이 보이지 않는다"며 "로얄층이나 입지가 좋은 물건이 경매로 나올 경우에 경쟁이 심해 낙찰가가 감정가를 넘곤 한다"고 말했다.

    경매 대상에 오른 15개 물건 중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서울시 성북구 '월곡래미안루나밸리' 아파트였다. 이 물건은 총 14명이 입찰에 참여해 감정평가액(5억9000만원)보다 1억원 이상 낮은 4억8000만원에 최종 낙찰됐다. 

    이날 낙찰을 받은 한 60대 남성은 "오늘 낙찰받은 물건은 단기투자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지금 당장 처분을 해도 괜찮다 싶어 입찰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아쉽게도 낙찰에 실패한 한 40대 여성도 경매로 부동산 투자를 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매는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투자를 할 수 있는 게 매력"이라며 "입찰를 위해 현장 답사도 하는 등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유정 지지옥션 연구원은 "여름 비수기인데도 수도권 아파트의 경우 낙찰가율이 87% 가까이 된 것은 5년 만에 처음"이라며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부동산을 구입할 수 있어 경매시장에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