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역 기업인과 면담 "금융관행 기술금융 중심으로 바꾼다"
  • 신제윤 금융위원장(왼쪽 두번째)이 기업인들을 만나 금융 관련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 금융위원회 제공
    ▲ 신제윤 금융위원장(왼쪽 두번째)이 기업인들을 만나 금융 관련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 금융위원회 제공

    대구 지역 제조업체 대표들이 금융당국·정책금융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 경영상 애로점을 토로하고 적극적인 기술금융 지원을 요청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 등 금융권 고위 관계자들은 기업인들의 의견을 경청한 후, "기술금융을 활성화 해 우수한 기술만 가지고 있으면 자금 걱정 없이 사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 등 금융당국 임원들과 권선주 기업은행장·홍기택 산업은행장 등은 27일 오후 대구기계부품연구원에서 지역 제조업체 대표들을 만나 이같은 대화를 나누었다.

기업인들은 우선 R&D(연구개발) 활성화를 위한 금융 지원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제철용 롤러 제조업체 (주)창조이엔지 임현수 대표는 "R&D 우수기업을 대상으로 자금대출 전체 한도 및 대출 대상을 확대해 더욱 많은 기업이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해 달라"고 건의했다.

과일쥬스·과일잼 제조업체 아람농장(주) 윤선주 대표는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 R&D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비용 문제 때문에 실제로 기술 연구 및 개발에 집중하기가 쉽지 않다"며 "기업의 R&D 단계에 따라 적정한 기술금융 지원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우수 기술인력 확보를 위한 자금을 지원하는 요구도 나왔다.

자동차 부품업체 세아씰택(주) 김상우 대표는 "기술 연구개발을 위해서는 고급인력 채용이 필수적인데, 성과 창출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인건비 지출이 과다해지면 회사에 부담이 된다"고 애로사항을 설명했다.

수출기업에 대한 금융 혜택을 확대해달라는 건의도 나왔다.

기계 제조 및 수출업체 에이시디(주) 김재봉 대표는 "매출의 80% 이상이 수출인데, 환율이 하락할 경우 환차손 규모가 크다"며 "수출 중소기업의 환율 헷지 상품 및 수출 기업특화 혜택이 있었으면 한다"고 건의했다.

이 밖에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주)엠디엔 김은대 대표는 "대기업 하청업체의 경우, 휴가철이 다가오거나 대기업이 파업이라도 하면 공장 가동 날짜가 줄어 손실이 커진다"며 "이런 업체들 중 추천 및 기술인증 등을 통해 특별 자금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기업인들의 의견과 건의를 들은 금융당국·정책금융 고위 관계자들은 현재 제공되고 있는 기술금융 지원 서비스를 소개하고, 앞으로 이런 지원을 더욱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권선주 기업은행장은 "기술금융 확대지원을 위해 기술신용보증기금 이차보전 협약 대출을 출시하고 IP사업화자금대출 한도 증액을 지원하겠다"고 답했다.

권 행장은 "매출액을 기준으로 담보대출을 하다 보니, 인건비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있다"며 "앞으로 기술금융에 한해서는 여신지원 한도를 늘려 초기 운전자금을 원활히 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성택 수출입은행 부행장은 "환위험관리 설명회를 수시 개최하는 등 중소·중견기업의 수출입금융 지원 체제를 갖추고 있다"며 "수출기업들은 수출입은행의 지원 프로그램을 많이 활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인규 대구은행장은 "현재 자동차 부품 기업에 대한 긴급 자금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며 "오는 9월 기술금융 특화상품을 출시하고, 전담 컨설팅을 실시하는 등 우수기술을 보유한 지역 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답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이미 기업들을 돕기 위한 여러 제도가 있는데, 홍보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절감한다"며 "각 금융사에 상담센터 등을 설치하는 방안을 고려해보겠다"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이어 "맞춤형 금융의 필요성을 느꼈다 특히 3년차 기업의 경우 자금으로 인한 어려움을 많이 겪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보증에만 치우친 금융 관행을 기술금융 중심으로 제가 바꿔보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