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라희 리움미술관장, 이명희 신세계 회장, 이인희 한솔 고문 등도 이름올려
  • ▲ 이재현 CJ 회장 ⓒ연합뉴스
    ▲ 이재현 CJ 회장 ⓒ연합뉴스

     

    횡령·배임·탈세 혐의로 기소된 이재현(54) CJ 회장에 대한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이재용, 홍라희 등 삼성가 가족들이 이 회장의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써 그간 유산 상속 소송 등으로 갈등을 빚어온 CJ와 삼성이 화해모드로 돌아설것인지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삼성과 CJ는 그동안 이건희 삼성 회장과 이재현 회장의 부친인 이맹희씨간 상속 분쟁 등으로 갈등을 빚어왔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리움미술관장,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 등은 지난 19일 서울고법 형사10부(권기훈 부장판사)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 탄원서에는 이건희 회장의 둘째형인 고(故) 이창희씨의 부인인 이영자씨, 차녀 이숙희씨, 3녀 이순희씨 등도 이름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탄원서에는 이재현 회장의 건강 상태가 매우 심각한데다 지금 상태로는 수감생활을 견뎌낼 수 없으니 선처해 달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또한 이 회장의 부재로 CJ그룹이 중요한 의사 결정을 못해 투자 시점을 놓치는 등 심각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상황도 고려해달라는 내용이 포함 됐다.  

    이 회장은 국내외 비자금을 차명으로 운용하면서 546억원의 세금을 탈루하고 963억원대 법인 자산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7월 구속기소됐다. 1심에서 징역 4년의 실형과 벌금 260억원을 선고받았다. 

    1심은 신부전증을 앓던 이 회장이 지난해 신장이식수술을 이유로 구속집행정지 결정을 받았던 점을 고려해 법정구속하지 않았다. 이 회장은 이후 항소심 재판부가 구속집행정지 재연장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아 지난 4월 구치소에 수감됐다가 다시 구속집행정지 결정을 받고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왔다.

    이 회장은 지난 14일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건강 악화로 신경안정제를 맞으며 결심공판에 출석해 "살고 싶다"며 재판부의 선처를 호소하는 한편 자필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날 징역 6년을 구형했던 1심때 보다 1년 줄어든 징역 5년 및 벌금 1100억원을 구형했다. 이 회장의 항소심 선고는 다음 달 4일로 예정돼 있다.

    한편 삼성 관계자는 삼성가의 탄원서 제출에 대해 "집안 문제여서 회사에서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다"면서 "가족간의 정리를 생각해서 (이재현 회장의) 선처를 탄원한 것으로 알고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