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베스틸, 포스코특수강 품고 세계 최대 규모 특수강업체 도약
현대제철 진출 등 포화되는 특수강 시장
포스코와 손잡고 한국 특수강 산업 발전 도모…중소철강사와 동반성장 약속
  • 세아그룹이 최근 포스코특수강 인수합병(M&A)을 추진하는 등 특수강 사업에 양적·질적 성장을 도모, 한국 특수강 산업을 견인함과 동시에 글로벌 최강자로 도약하는 모습이다.

    29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세아그룹 내 세아베스틸은 포스코특수강 인수를 확정 지을 경우 총 연산 400만t 규모의 세계 최대 특수강 업체로 거듭나게 된다.

    세아베스틸은 현재 연 300만t 규모의 특수강 봉강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포스코특수강의 경우 연 100만t의 스테인리스 봉강·선재 등을 만들고 있는데, 양 업체간 생산품목 중 겹치는 부분이 거의 없어 세아베스틸은 양적 성장은 물론 질적으로도 제품 생산 다각화에 성공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세아베스틸과 포스코특수강 양사가 서로 다른 제품군을 생산해오며 쌓아온 노하우들이 하나로 집약될 경우 발생할 시너지에 주목하고 있다. 세아베스틸은 특수강 시장에서 50%에 가까운 시장점유율을 보일 정도로 업계에서는 독보적인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고, 포스코 특수강 역시 스테인리스 봉강·선재 부문에서 60%대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변종만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세아베스틸의 경우)현대제철이 자동차 수요를 기반으로 특수강 봉강·선재 생산능력 확대하며 경쟁심화 및 성장둔화의 우려가 있었다"며 "포스코특수강을 인수하게 될 경우 스테인리스 봉강·선재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며 특수강업체로서 제2의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 평가했다.

    또 이번 M&A는 최근 국내 특수강 시장이 과포화되며 어지러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업계 차원의 구조조정이 이뤄졌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특히 현대제철이 오는 2016년 봉강 60만t, 선재 40만t 등 연산 100만t 규모의 특수강 공장 가동을 앞두고 있어 업계의 시름은 더욱 커지고 있다.

    사실상 국내에서 신규 수요가 발생할 일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오히려 공급만 100만t가량 늘어나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제철에서 생산되는 물량은 현대기아차라는 확실한 수요처를 보유하고 있어, 특수강시장의 혼란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제철이 특수강 시장에 본격 진출 할 경우 현대차그룹은 소재부터 완성품에 이르는 철강 수직계열화를 완성하게 된다"며 "특수강 시장에서의 현대기아차의 지배력은 막강한 수준이 될 것이고, 해당 시장의 모든 구성원들은 원재료 매입 및 완성품 납품을 모두 현대차그룹과 거래하게됨으로써 원재료 선택권과 가격결정권을 잃고 현대차그룹의 하청업체로 전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세아그룹과 포스코는 포스코특수강 M&A를 체결함과 동시에 국내 특수강 산업 발전을 위해 다양한 협력활동을 전개하기로 약속했다. 특수강 산업 내 중소철강사와 동반성장활동을 강화해 업계 전반의 경쟁력을 높인다는것이다.

    한편 이번 M&A과 관련해서 포스코특수강 노동조합 측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노조 측은 "2000여명의 노동자가 생존권을 위협받는다"는 것을 가장 큰 이유로 매각에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포스코와 세아그룹은 물론 업계에서도 이는 우려할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포스코와 세아그룹은 업계 구조조정 과정에서 고용불안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실제 세아 측은 '인재를 소중히 생각한다'는 그룹 철학 아래 지난 2003년 기아특수강(現 세아베스틸)을 인수할 때도 사무·생산직군 전원의 고용을 보장한 바 있다.

    포스코 측에서도 포스코특수강이 현재까지는 영호한 경영성과를 달성하고 있지만, 미래 기업가치를 더 높이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가기 위해서는 세아그룹쪽으로 업종 전문화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실제 세아그룹은 세아베스틸과 세아특수강을 통해 1차 생산 및 2차 가공 등 양 부문을 모두 운영하고 있는 특수강 생산에 특화된 기업이다.   

    포스코의 한 고위관계자는 포스코특수강 매각과 관련해 "딸을 시집 보내는 심정"이라며 "한국특수강 산업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추진된 것인 만큼, 특수강업계가 조기에 경쟁력을 회복하고 우리 직원들도 특수강 최고 전문가로 성장하고 인정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M&A가 완료될 경우 포스코특수강 직원들의 처우가 훨씬 개선될 것이란 의견도 있다. 포스코 내에서 특수강사업 부문의 위상과, 세아그룹 안에서의 특수강사업 부문의 위상은 다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등록된 양사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세아베스틸 직원들의 연간 1인평균 급여액은 7100만원으로 5800만원의 포스코특수강보다 약 1300만원이 더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