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서민금융 활성화 위한 쉼없는 행보… 위대한 도약 위한 발걸음으로
  • 솔직히 고백할 게 하나 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벤처·중소기업인과 소상공인을 만나겠다고 했을 때 기자는 안일하게 생각했다. 사진 몇 장 찍고 일찌감치 숙소로 들어가 지역의 풍수를 즐기며 휴식하는 '유람'을 상상한 것이다.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신 위원장은 누구보다도 치열하고 바쁘게 움직였다. 1박 2일이라는 짧은 기간동안 경기도·경상도·전라도·충청도를 모두 도는 빡빡한 일정이 이를 방증했다.

신 위원장은 버스로 이동하다 휴게소에 잠시 차를 세운 그 짧은 시간에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열성을 보였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했던가. '독한 금융위원장'이 되겠다고 선언하던 그 날부터 그는 '독한 남자'의 면모를 보였다.

취재를 위해 신 위원장과 동행하던 중, 그와 독대할 기회가 생겼다. "'탈영병의 목을 베겠다', '독한 금융위원장이 되겠다' 등의 표현을 썼는데, 그런 표현을 쓰면 기자들이 자극적인 기사를 써서 자칫 악역을 떠맡게 되리라는 생각은 해 보지 않았는가. 갑자기 이렇게 독한 캐릭터를 자처하게 된 이유가 있느냐"고 물었다.

돌아온 그의 대답이 인상깊었다. "착하고 둥글둥글한 캐릭터는 지금까지 충분히 지켜 왔어요. 성격상 독설보다는 유머를 좋아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금융위원장은 착한 사람보다는 금융 때문에 서민이 흘리는 눈물을 더 잘 닦아줄 수 있는 사람이 적합하지 않을까요? 내가 악역을 맡음으로써 기술금융과 서민금융이 활성화 될 수 있다면, 기꺼이 변신해야지요"

  • ▲ '독한 남자'를 자처한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버스 이동 중 휴게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등 치열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였다. ⓒ 유상석 기자
    ▲ '독한 남자'를 자처한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버스 이동 중 휴게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등 치열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였다. ⓒ 유상석 기자

  • 이번 방문에 대한 현지의 반응은 대단히 고무적이었다. 박인규 DGB금융 회장 겸 대구은행장은 기자에게 "금융위원장이 직접, 그것도 첫 날에 대구를 방문했다는 것은 금융당국이 대구의 지역 경제에 큰 관심을 쏟고 있다는 증거다. 대구의 지역경제에 희망이 보인다"고 말했다.

    최남수 전주 모래내시장 상인회 부회장도 "사채로 내몰릴 뻔했던 시장 상인들이 미소금융 덕분에 큰 도움을 받았다. 신 위원장 방문을 계기로 미소금융이 더 잘 알려지게 됐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한 인간에게는 작은 한 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다(That‘s one small step for man, one giant leap for mankind)."

    미국의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Neil Armstrong)이 1969년 달에 첫 발을 디뎠을 때 한 것으로 잘 알려진 말이다. 기술금융과 서민금융을 꽃피우기 위한 초석이 될 수 있다면, 신제윤 위원장의 이번 발걸음도 '서민을 위한 위대한 도약'이 될 수 있으리라.

    이제 그는 현장 방문을 매주 하겠다고 한다. 기술금융과 서민금융이 제대로 뿌리내리고 있는지 직접 확인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독한 남자 신제윤'의 발걸음이 자금 부족으로 울상짓는 벤처·중소기업인과 소상공인들의 눈물을 닦아 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