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11일도 일괄휴무, 12일엔 연차…회사는 파업까지 겹치며 '울상' 통상임금 확대놓고 노노갈등까지, 돈을 위해 뭉친 조합?
  • [취재수첩] 지난 10일 추석연휴 기간 사상 첫 대체휴무제가 실시됐다. 하지만 공무원 및 일부 대기업 근로자들만 '여유로운 휴일'을 즐겼을 뿐, 대부분의 중소기업 근로자들은 일터로 나가 구슬땀을 흘렸다.


    대한민국 산업계는11일이 돼서야 수레바퀴가 다시 돌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날까지도 휴무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었다. 일명 '귀족노조'라고도 불리는 현대자동차 생산직 근로자들이다.


    이들은 11일까지 일괄휴무를 갖고 오는 12일부터 현장에 복귀할 예정이나, 12일이 금요일인 만큼 연차를 내고 장기간의 휴식을 갖는 인원들도 상당수라고 한다.

    매년 여름마다 파업을 벌이며 임금투쟁을 벌이는 그들을 두고 언론을 비롯해 대다수 국민들마저 '귀족노조'라며 비난하는 판국이다. 그들은 언론들이 왜곡된 보도를 하고 있고, 자신들은 정당히 일한 대가를 받아내려고 하는 것뿐이라고 변명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나와 있는 현대차 제조·판매 직원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9500만원이다. 사실 현대차의 핵심 1차 협력업체들도 평균 연봉이 5000만원에 미치지 못하는 것을 감안하면 어마어마한 액수다. 하루 종일 폐지를 수거해 내다파는 노인들은 한 달 일해도 5만원도 벌지 못한다고 하는데 정말 배부른 노조원들이다.


    그들은 정해진 시간만 근로하면 된다. 야간, 주말에 일하면 특근수당도 빠짐없이 받아간다. 그래도 일을 많이 시킨다 싶으면 파업해버린다고 사측에 으름장을 놓으면 된다.
    물론 노동법규와 단체협상 규정에 따라 일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그 정도면 충분히 행복한 위치에 있다는 것을 본인들만 모르는 것 같다.


    정작 현대차라는 회사는 국내에서 수입차들의 거센 공세로 안방시장을 조금씩 내주고 있고, 해외시장에서는 원화강세로 토요타를 비롯한 글로벌 메이커들과의 경쟁에서도 주춤하는 모습이다.


    물론 내수시장에서 현대차가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이 수입차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사실에 노조는 바짝 긴장해야 한다. 단순히 BMW, 벤츠. 아우디 등이 더 뛰어난 품질을 자랑해서만일까? 아니다. 현대차 노조의 '배부른 투쟁'에 질려버린 소비자들이 구태여 그들 배불리는 짓을 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해서다.


    이런 상황일수록 노사가 힘을 합쳐 위기를 타개해야 하는데, 노조의 '떼쓰기'는 날로 심해지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8월 노조의 부분파업 및 특근거부로 인해 내수시장에서 4만8143대를 판매하는데 그쳐야했다. 현대차의 월 내수 실적이 5만대에 못 미친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11개월 만이다. 노조가 파업만 벌이면 실적은 알아서 고꾸라지고 있는 것이다. 


    더 웃긴 사실은 정작 노조끼리 단합도 안 된다는 것이다. 현대차 노조의 올 하투(夏鬪)는 추투(秋鬪)로 이어지고 있다. 노사 양측은 추석 전 임금협상 타결을 목표로 삼았으나 끝내 매듭을 짓지 못했다. 올 현대차 노사 임금협상의 최대 쟁점은 '통상임금 확대' 문제다. 사측은 1심 결과를 지켜보며 차후 논의하자며 '법대로 하자'는 입장이고, 노조 측은 당장 통상임금을 소급해 적용해야한다고 주장해왔다.


    노사는 지난 2일 밤늦게까지 집중교섭을 벌였고, 통상임금 확대와 관련해 거의 의견일치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교섭 막판 울산공장 일부 사업부 노조대표가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 즉각 적용을 고수해 판은 또 엎어졌다.


    이 정도면 진정한 의미의 노조가 아니라 단순히 돈을 뜯기 위해 뭉친 조합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이런 문제는 비단 현대차 노조만의 문제가 아니다. 글로벌 조선업계 1위 현대중공업도 마찬가지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3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 신청을 한 상태로, 오는 15일 '조정 중지' 결정이 내려지면 본격적인 파업 수순을 밟겠다는 계획이다.


    회사 상황이 안좋은 것으로 따지면 현대차보다 현대중공업이 더 심각하다. 지난 2분기 에만 1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에 봉착한 상태다. 향후 조선업계의 수주 전망 또한 어두운 상황이다.


    이들의 파업 명분은 여태껏 현대차보다 임금을 적게 올려줘도 인내해왔지만, 올해는 사측에 꼭 보답을 받아내야겠다는 것이다. 현대중공업 조선·해양사업 부문 직원들의 지난해 평균임금은 7300만원 선이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말이 있다. 지나치면 모자란 것만 못하다는 뜻이다. 아마 현대차, 현대중공업 노조의 처우를 두고 충분하다고 말할 사람은 많아도, 모자라다고 말할 사람은 그들 밖에 없을 것이다. "위를 쳐다보는 것도 좋지만 아래도 내려볼줄 알아야 한다." 

    현대가(家) 노조가 임금을 안 올려준다고 파업을 벌이는 동안, 그 반에도 못 미치는 돈을 벌고자 현장에서 땀 흘리며 일하는 근로자가 대한민국 국민 대다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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