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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궁화 대신 별(★)이다"

     

    두루뭉술하던 호텔 등급 표식이 글로벌 표준인 성급제로 바뀐다.

     

    초호화 럭셔리를 내세우며 7성급 ·6성급 운운하던 뻥튀기 허세홍보는 사라지게 된다.

     

    숙박비를 올려받기 위해 등급이 떨어져도 제대로 홍보하지 않던 호텔업계 관행에도 제동이 걸린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7일 이런한 내용의 관광진흥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안이 의견수렴과 입법예고 절차를 모두 마치고 16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호텔등급 심사 및 결정, 운영과 관련해 그동안 제기돼온 각종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마련됐다.

     

    개정안이 시행되더라도 1년 동안은 기존의 등급표시 제도도 병행해 호텔사업자가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 ▲ ⓒ제공=롯데호텔
    ▲ ⓒ제공=롯데호텔

     

    무궁화 표식으로 사용되고 있는 호텔 등급은 앞으로 1~5개로 구분한 별 표식 개수로 바뀌어 5성급부터 1성급까지 등급을 나타내게 된다.

     

    별 모양의 구체적인 크기나 디자인은 향후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정해 고시할 예정이다.

     

    미국 등 일부에서는 다이아몬드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국제표준은 유럽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별 표식이다.

     

    기존 무궁화 방식은 1986년 서울 아시아경기대회를 앞두고 서울 시내 특급호텔 숫자를 부풀리기 위해 특2급 등급을 급조한 뒤 30여년이 넘도록 사용해 왔다.

     

    특1급은 금색 바탕에 놋쇠재질의 무궁화 6개를, 특2급은 녹색바탕에 무궁화 5개를 표기하는 형식이었으며 순차적으로 1~3급은 4~2개의 무궁화 갯수를 현판에 표기해 왔다.

     

    하지만 외국인 관광객 5.8%만이 알아볼 정도로 혼란스러운데다 무궁화 갯수도 들쑥날쑥 제각각이어서 개정여론이 높았다.

     

    관광진흥법상 특1급의 경우 무궁화를 6개로 규정하고 있으나 시행규칙인 현판 제작상 유의사항에는 5개로 기재됐었다. 일부에서는 임의로 무궁화 대신 별로 대체하여 현판을 사용하기도 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2012년 전국 호텔 590여 곳을 조사한 결과 등급 표시를 부적절하게 한 곳이 63%에 이르러 호텔들이 등급에 맞지 않는 비싼 숙박요금으로 관광객들을 기만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 ▲ 해운대에 들어설 호텔 조감도ⓒ
    ▲ 해운대에 들어설 호텔 조감도ⓒ

     

    호텔업계가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호텔등급 심사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공기관인 한국관광공사가 나선다.

     

    그동안은 한국호텔업협회와 한국관광협회중앙회가 정부로 부터 등급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해 왔지만 잦은 논란이 일었다.

     

    정부는 공정한 툴을 만들어 등급심사에 객관성을 높이고 이용자 편의와 서비스 수준도 올릴 방침이다.

     

    대신 관행적으로 묵인하던 7성급 등의 허위광고 행위는 제재를 가하기로 했다.


    유효기간이 지났거나 실제 결정을 받은 등급과 다른 등급표지를 호텔에 부착하거나 사실과 다른 등급을 홍보하는 경우 사업정지를 당할 수도 있다.

     

    또 신규로 호텔을 등록했거나 종전 등급이 3년을 경과한 경우에는 60일 이내에 반드시 등급 결정을 신청해야 한다.


    정부는 이번 관련법 개정으로 한해 1200만명이 넘는 외국 관광객들의 편의와 신뢰가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