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26곳 모두 1조 후반대 전망…목표주가도 줄하향
  • ▲ 현대기아차 사옥.ⓒ현대자동차
    ▲ 현대기아차 사옥.ⓒ현대자동차


시장 대표주들의 실적 부진이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이틀 앞으로 다가온 현대차의 3분기 실적 잠정치 발표에 업계 안팎으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장주 삼성전자의 어닝쇼크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시총상위주 2위인 현대차 마저 실적에 대한 부담감으로 국내 증시가 휘청이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증권사 26곳이 제시한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이날 기준으로 1조7443억원 수준이다. 이는 전년동기 실적인 2조101억원보다 13.22% 감소한 수치다. 매출액도 전년동기(20조8194억원)대비 0.97% 줄어든 20조6166억원으로 전망됐다.

특히 전문가들은 완성차 실적이 시장 컨센서스보다 많이 부진할 것으로 추정했다. 기말환율이 전분기대비 41원(4.0%) 상승하면서 판매보증충당전입액이 급증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반면에 평균 환율은 전년동기대비 크게 하락해 영업이익 폭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박인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환율 측면에서 3분기 유럽지역 통화 약세와 원·달러 기말환율 급등에 따른 판매보증충당부채전입액 증가가 부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류연화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 시장에서 경쟁 강도가 높아진 상태에서 판촉비가 증가하고 환율 하락에 의한 고정비도 부담인 데다 이와는 반대로 기말 환율은 크게 상승해 판매보증충당금의 영향으로 판관비 비율도 올라갈 것으로 판단된다"며 "결과적으로 이익 감소폭이 확대돼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보다 크게 하락한 8.1%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 ▲ 현대차 3분기 실적 전망 및 목표주가 ⓒ 자료=각 사, 표=임초롱 기자
    ▲ 현대차 3분기 실적 전망 및 목표주가 ⓒ 자료=각 사, 표=임초롱 기자

  • 아울러 노조 파업 등으로 국내 공장 가동률이 감소한 것도 부담이다. 박 연구원은 "자동차부문 매출기준 물량은 전년대비 1% 증가한 수준에 불과한 87만대로 추정된다"며 "노조와의 길었던 임금협상 기간과 부분파업으로 국내공장 출하는 전년대비 4%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 주가도 연일 신저가를 경신했다. 지난달 18일 한국전력 부지 고가매입 논란 이후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데다 이 같은 실적 우려가 더해지면서다. 상대적으로 기업 밸류에이션(기업평가가치)을 중요시하는 외국인들이 연일 매도 공세를 퍼부으면서 심리적 방어선으로 작용했던 18만원도 깨진 지 오래다.

    지난 17일 16만1000원의 52주 신저가를 새로 쓴 현대차는 이날도 16만7000원 선에서 거래를 마쳤다.

    현대차의 주가가 17만원을 밑돈 것은 지난 2011년 8월23일(16만5000원) 이후 3년2개월 만에 처음이며, 1년여 전 26만5000원의 52주 신고가를 형성했을 당시에 비해서는 36.98%나 폭락했다.

    이 같은 추세에 목표주가도 줄줄이 하향조정됐다. 3개월 전만 해도 평균 30만원대에 육박하던 목표주가는 9월 들어 26만원, 10월 들어서는 25만원대까지 떨어졌다.

    류연화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현대차가 내놓은 신차들이 높아진 시장의 기대치에 못 미치면서 향후 출시될 신차들에 대한 기대도 낮아졌다"며 "한전부지 인수 이후에도 기부채납금 등 불확실성이 남아 있고 토지의 장부가격과 시장가격의 괴리는 악화된 투자심리의 회복을 어렵게 할 것"이라며 19만5000원의 가장 낮은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반면에 목표주가를 32만원으로 가장 높게 제시한 최주홍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큰 모멘텀은 없겠지만, 현대차의 현재 주가 수준은 PBR 0.9배(ROE 15.3%)로 충분한 하방 경직성을 보유했다"고 말했다.

    평균치보다 비교적 높은 26만5000원의 현대차 목표주가를 제시했던 이명훈 HMC투자증권 책임연구원도 "3분기 실적이 예상치 및 컨센서스보다 크게 안좋아 보이지만 판매보증충당금 전입액은 회계적인 이슈일 뿐"이라면서 "지속적인 실적압박 요인이었던 원·달러 환율이 반등한데다 기업 밸류에이션이 너무 낮게 책정돼 있어 신저가를 기록한 지금이 절호의 매수 기회"라고 판단했다.

  • ▲ 현대차 최근 12개월 상대주가 추이 ⓒ 아이엠투자증권
    ▲ 현대차 최근 12개월 상대주가 추이 ⓒ 아이엠투자증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