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제 조합원 57%가 투표 참여, 55%가 찬성표 24일 41차 임단협 후 파업 돌입 여부 결정할 듯
  • 정병모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오른쪽 두번째)이 22일 울산 본사 체육관에서 열린 파업 찬반투표 개표장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뉴스DB
    ▲ 정병모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오른쪽 두번째)이 22일 울산 본사 체육관에서 열린 파업 찬반투표 개표장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뉴스DB

    파업 찬반투표에 참가한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원의 97%가 찬성표를 던졌다. 이에 합법적으로 파업수순을 밟을 수 있게 된 노조가 오는 24일로 예정된 사측과의 제41차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도 주도권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22일 오후 5시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약 한 달간 실시해온 파업 찬반투표의 개표에 들어갔다. 개표결과 총 1만7906명의 재적 조합원 중 1만313명(57.6%)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이 중 1만11명(전체조합원 기준 55.91%, 투표자 기준 97.1%)이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는 248표, 무효와 기권은 각각 45표, 9표가 나왔다.


    파업 찬반투표는 가결됐지만, 노조가 곧바로 파업에 돌입하는 것은 아니다. 정당하게 파업을 벌일 수 있다는 자격은 갖춰졌지만, 오는 23일과 24일로 예정된 사측과의 실무협상 및 임단협의 결과를 살핀 후 파업 돌입 여부를 결정짓겠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 노조가 쉽사리 파업을 벌이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분기 1조원이 넘는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최근 조선3사(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임원의 31%를 잘라내는 등 긴박한 상황에 놓여있다. 
    이런 상황에서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하기에는 충분한 '명분'도 갖추지 못한데다, 자칫 비난여론만 확산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언제든 합법적으로 파업 수순을 밟을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사측이 압박감을 느끼게 된만큼, 협상테이블에서 노조가 좀 더 목소리를 높일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노조는 올해 협상에서 △임금 13만2013원(기본급 대비 6.51%) 인상 △성과금 250%+α △호봉승급분 인상 (2만3000원→5만원)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기본급 3만7000원(호봉승급분 2만3000원 포함) 인상 △생산성 향상 격려금 300만원 △경영목표달성 격려금 200만원 등을 노조에 제시하고 있다.

    한편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1994년 파업 이후 19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기록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