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과 격차 좁혀지고 美와는 격차 벌어져
이건희 회장 샌드위치론 또 다시 부각
  • 한국 제조업의 미래가 안갯속이다. 중국은 기술력 급상승을 내세워 한국 업체를 추격하는 수준까지 뒤쫓아 왔으며, 엔저 현상으로 일본 기업들의 가격경쟁력이 강화되는 사이 한국 경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설상가상으로 미국의 조기 금리 인상 움직임과 유럽의 디플레이션 위기 등 대외적인 악재까지 겹치면서 한국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더욱더 암울하다. 이런 가운데  2007년 초 삼성 이건희 회장이 주장했던 샌드위치 위기론이 또 다시 부각되고 있다. 당시 이 회장은 한국 경제에 대해 "중국은 쫓아오고 일본은 앞서 가는 상황에서 한국은 두 나라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라고 경고한 바 있다. 위태롭기만 한국 경제 돌파구는 없는 것일까?

    ◇한국, 중국과 격차 좁혀지고 미국과는 격차 벌어져

  • ⓒ샌드위치 신세 한국경제 /연합뉴스 제공
    ▲ ⓒ샌드위치 신세 한국경제 /연합뉴스 제공

한국경제의 미래가 심상찮다. 수출 중심으로 고속성장을 해온 한국경제가 한계에 도달했다는 평가가 이어지면서 2007년 초 이건희 삼성 회장이 들고 나왔던 샌드위치론이 또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과의 격차는 점차 좁혀지고 미국과의 격차는 점차 벌어지는 암울한 미래가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문제는 이를  뚫고 나갈 돌파구 조차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아베노믹스에 힘입어 부활하는 일본 기업과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무섭게 성장한 중국 업체 사이에서 한국 간판 제조업체들은 그야말로 사면초가에 놓여 있는 실정이다. 

전자와 자동차는 물론 철강 조선 화학 등 한국 대표 제조업의 경쟁력이 줄줄이 추락하고 있지만 딱히 마련된 대책이 없다.

경제 분석 전문가들은 그동안의 모방·추격형 성장 및 대량생산 하드웨어 역량으로는 더 이상의 성장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환율전쟁....국내 기업 몸살 중

올해 국내 주요 기업들의 3분기 영업이익 성적표가 저조하면서 업종별 대표 기업들의 표정이 그다지 썩 좋지 않다.

2분기에 비교적 괜찮은 성적을 낸 기업들도 경기침체와 환율 압박 속에 3분기 들어서는 꽤 고전한 면치 못했다. 어닝쇼크(시장 예상치보다 훨씬 저조한 실적)까지는 아니더라도 상당수 기업이 실적 하향조정을 감내해야 할 상황이다.

산업계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 LG화학, 현대중공업, SK이노베이션 등 업종 대표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2분기에 비해 저조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현대차는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감소한 1조6487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4일 밝혔다. 이는 2010년 4분기(1조2370억원) 이후 가장 나쁜 실적을 기록하며 당기순이익도 1조6151억원으로 28.3% 줄었다.

현대차는 이번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 환율을 첫손에 꼽았다. 신차 효과 등에 힘입어 판매가 늘었지만, 3분기까지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 평균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약 6%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나빠졌다는 것. 

환율 하락의 여파로 지난해 3분기 2조5940억원이었던 판매 관리비는 올해 3분기 2조8720억원으로 10.7% 증가했다.

현대자동차는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 강세와 조업일수 감소, 주요 모델 판매 부진 등으로 올 3분기 가장 낮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처럼 환율로 울상을 짓고 있는 국내 기업과는 달리 중국 시장은 기술력을 끌어 올려 한국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일본과 가격 경쟁 하는 사이 중국 기술력 끌어 올려

  • ⓒ엔저 현상으로 몸살 앓고 있는 한국경제/연합뉴스 제공
    ▲ ⓒ엔저 현상으로 몸살 앓고 있는 한국경제/연합뉴스 제공

  • 바야흐로 중국기업의 전성시대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하반기 전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와 금융투자 업계를 동시에 떠들썩하게 만든 중국의 알리바바만 보더라도 그 위력이 짐작된다. 

    알리바바는 지난달 19일 미국 증시에 입성한 당일 38.1% 오르며 단숨에 시가총액 2310억달러(약 247조원)를 돌파했다. 

    이는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에 이은 미국 증시 시총 '넘버 4'에 해당하는 기록으로 상장 첫날 삼성전자 시총 2088억달러 가뿐히 뛰어 넘었다.

    중국 기업의 강세는 마케팅 조사에서도 나타났다. 

    마케팅 조사업체 밀워드 브라운 리서치의 '올해 글로벌 100대 브랜드' 조사에 따르면 중국의'정보기술(IT) 공룡' 텐센트는 브랜드 가치가 536억달러로 평가되며 세계 14위 이름을 올렸다.

    이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샤오미가 지난 2분기 중국 시장에서 '스마트폰 세계 1위' 삼성전자를 제치고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이처럼 일본과 가격 경쟁 하는 사이 중국 기술력은 발 밑까지 치고 올라오는 상황에서 한국 경제는 사면초가에 놓였다. 

    문제는 해결하기 위한 뾰족한 대안이 없다는 점이다. 

    또다시 찾아온 소위 '샌드위치 위기'를 뚫고 나갈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 

    전자와 자동차는 물론 철강 조선 화학 등 한국 대표 제조업의 경쟁력이 줄줄이 추락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대책은 없다.

    전문가들은 위기를 극복 하기 위해서는 기업 만의 노력으로는 불가능 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