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진 질문 쏟아지는데… 사외이사 약속한 듯 무응답김영진 "거취 관련 논의 없었다"… 당국과 거리 못좁힐 듯

  • KB금융을 뒤흔든 이른 바 'KB사태' 관련 사외이사 책임론이 거론되는 가운데, 사외이사들은 거취에 대해 침묵으로 답했다.

이 탓에 KB금융과 금융당국 사이에 생긴 갈등의 골은 좀처럼 메어지기 어려울 전망이다.

KB금융 이사회는 12일 오후 5시 제15차 임시회를 열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 날 이사회에서 사외이사들이 거취를 표명할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당국이 사실상 KB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의 사퇴를 대놓고 요구해왔기 때문이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금융위 국정감사에서 "현재와 같은 KB의 지배구조나 경영능력으로 LIG손보를 인수할 수 있는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발언한 바 있다. 정찬우 금융위 부위원장도 사외이사 책임론을 거론했다.

그러나 이 날 이사회에서 사외이사들의 거취에 대한 논의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김영진 이사는 향후 거취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번 임시이사회에서 거취 문제에 대해선) 논의한 바 없다"고 짧게 답변했다. 다른 사외이사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취재진의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한 채 회의장을 떠났다.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금융당국에게 침묵으로 답했다고 해석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 날 열린 회의에서는 KB금융지주 출범 이후 유지된 현재의 지배구조 전반을 재점검하고 모범적 지배구조 정착을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이를 위한 구체적 실천방안으로 KB금융은 '지배구조개선 태스크포스 팀(TFT)'을 구성하기로 했다. 전략기획담당상무, HR담당상무, 준법담당상무, 외부 컨설팅업체가 참여하는 TFT는 △CEO 승계 및 양성프로그램 개편 △이사 추천 및 사외이사 평가 프로세스 재점검 △이사회 내 위원회 기능 재점검 △계열사 대표 및 그룹 주요 임원 추천제도 개선 등 지배구조와 관련된 전반적 사항을 점검하고 개선안을 도출할 예정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사외이사 책임론을 제기하는 상황에서, 이 같은 방안이 얼마나 당국을 납득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것이 금융권의 시선이다.

이 날 이사회에선 윤종규 KB금융 회장 내정자의 보수에 대해서도 논의됐다. 지주사 회장과 국민은행장을 겸임하게 될 윤 내정자에게는 회장 급여만 지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