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건보다 신뢰 되찾기 집중할 것""지주사 사장직 부활 가능성 있다"
  • ▲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이 '경영 정상화'에 집중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 정재훈 사진기자
    ▲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이 '경영 정상화'에 집중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 정재훈 사진기자


    "'윤종규표' 브랜드에 집착 안해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이 특별한 경영 어젠다(주제)를 세우기 보다는, 실질적인 경영 정상화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해외영업과 M&A 전략에 대해서는 "실행 자체가 아니라 얼마나 KB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하느냐가 중요하다"는 뜻을 밝혔다.

구조조정 등 민감한 사항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러나 사외이사의 거취 등에 대한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KB의 새로운 사령탑을 맡게 된 윤 회장 겸 행장이 밝힌 앞으로의 경영 방향을 Q&A 형식으로 정리했다.

[Q] 임영록 전 회장이 '시우(時雨)금융', 이건호 전 행장이 '스토리가 있는 금융'을 강조한 것처럼, '윤종규표 금융'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A] '윤종규표'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KB표'다. 새로운 구호에 집착하기보다는, KB금융이 정상 궤도에 진입해 신뢰를 되찾는 일에 집중하고자 한다.

[Q] 은행장 겸임은 언제까지 계속할 생각이신지? 내년을 넘기게 되는가?

[A] 겸임 부분의 기간은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빨리 경쟁력을 회복해 정상궤도로 가느냐가 중요하다. 겸임기간은 신축성 있게 생각해 달라.

지주회장과 은행장 직을 겸임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로썬 명동(KB금융지주 본사)과 여의도(국민은행 본점)을 오가면서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만, 효율성 제고를 위해 한 곳에서 집중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Q] 지주사와 은행이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어려움을 겪는다는 목소리가 내부에서 나오는데?

[A] 내부에서는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의 통합 본사 마련을 간절히 원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효율성을 높이고 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점에 동의한다. 내 임기 내에 첫 삽을 떴으면 하는 소망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보다는 정상궤도 진입에 더욱 집중할 때가 아닌가 싶다.

[Q] 혹시 지주사의 사장 직을 부활시킬 의향은 없는지?

[A] 지주사 사장직 부활에 대해서는 고민 중인 상황이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일정 직책에 대해서는 지주와 은행을 겸임시키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 비은행 계열사에 대한 통제력, 역량을 고려해야 하지만 몇몇 직책은 겸임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Q] 사외이사의 용퇴를 위해 설득할 의향은 없는지?

[A] 사외이사 관련 질문은 답변 드리기 곤란하다.

[Q] 임기 내 구조조정을 단행할 계획이 있으신지?

[A] 인력구조면에서 개선 필요성이 있다는데 대해 조직원들이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실제로 직원의 연령대가 4~50대에 편중돼 인사적체가 심각한 상황이다.

성장가능성이 있는 부분에 인력을 집중시키고 재훈련을 통해 인력운용을 해 나갈 것이다. 채산성이 떨어지고 지속 가능한 성장이 불가능한 곳에 대해서는 통폐합의 가능성을 열어두겠지만 인위적으로 몇 퍼센트 점포를 폐쇄하겠다는 식의 진행은 하지 않을 것이다.

[Q] M&A 및 해외영업전략에 대해 한마디 하신다면?

[A] 무작정 인수합병을 한다거나, 해외로 나간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얼마나 KB에 부합되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당분간 LIG손보 인수 등 기존 안건에 집중할 계획이다. 하지만 생명보험사나 증권쪽 보강은 나름 생각 중인 만큼, 좋은 물건이 나오는 등의 상황이 있으면 기동성 있게 검토하겠다.

해외 진출의 경우에도, 은행 점포를 해외에 만드는 데 너무 집착하지 않을 방침이다. 경우에 따라 캐피탈 등 다른 계열사가 진출할 수도 있는 것이고, 현지 금융사와 합작하는 등의 방법도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최대한 KB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다각적인 고민을 해 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