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중 7% 급락, 장 막판 外人 집중 매도에 6% 급등시총 3위 SK하이닉스 바짝 추격…격차 2조1천억


  • 삼성에스디에스(삼성SDS)의 주가가 이재용 부회장의 지분 매각 검토 소식에 7% 가까이 폭락했다가 장 막판 외국인들의 집중 매수에 힘입어 6% 폭등 마감했다.

    이날 삼성SDS는 전거래일대비 5.94%(2만4000원) 오른 42만800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상장 이후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로써 삼성SDS는 상장 첫날을 제외하곤 7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앞서 이날 장 초반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보유한 삼성SDS 지분 일부를 의무보호예수 기간(6개월)이 끝나는대로 처분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가가 7% 가까이 급락했다.

    의무보호예수는 신규 상장되거나 인수·합병·유상증자가 이뤄진 기업의 주식에 대해 소액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최대주주 등이 일정기간 보유 지분을 매매하지 못하도록 한 제도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현재 삼성SDS 지분 11.25%를 보유하고 있으며, 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사업부문 사장도 각각 3.90%를 갖고 있어 이들 삼남매의 지분 합계만 19.05%에 달한다.

    외국계 증권사인 CLSA도 이 부회장 등 삼성 오너일가에서 지분을 처분하고 향후 설립 가능성이 있는 그룹 지주사와 스왑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으면서 매도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CLSA는 "오너가의 지분 매도는 50%가량의 지배구조 프리미엄이 희석되는 효과를 낳을 것"이라며 "소득세법상 양도소득세가 발생해 상당한 손실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현금화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2시50분부터 3시까지 진행된 마감 동시호가에 삼성SDS로 140만주 가량의 매수주문이 몰리면서 주가가 폭등했다.

    이날 총 거래량 300만6424주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마감 동시호가에 거래된 셈이다. 동시호가에 체결된 삼성SDS주식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5332억원에 달한다.

    덕분에 삼성SDS 종가도 마감시간을 넘겨 오후 3시2분에 확정됐다.

    마감 동시호가에 매수주문이 몰린 이유로는 글로벌 인덱스 펀드가 꼽힌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가 오는 26일부터 삼성SDS를 코리아지수에 조기 편입하기로 하면서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이 장 막판에 대거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날 매수 창구 상위에는 CS, JP모간, 메릴린치 등 외국계 증권사들이 포진했다.

    미국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가 작성·발표하는 MSCI지수는 FTSE지수(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 런던거래소 공동설립 FTSE인터내셔널이 발표)와 함께 국제 금융 펀드의 투자 기준이 되는 지표다. MSCI를 따르는 전 세계 펀드 규모만 약 3조500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성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한국 관련 MSCI 지수를 추종하는 ETF 설정액을 감안할 때, 지수 내 한국 비중 증가로 2400억원 이상 매수 유입을 예상한다"며 "특히 삼성SDS는 MSCI 이머징 지수, 아시아태평양지수, 일본 제외 아시아 지수 등의 펀드에서 가장 많은 매수세가 유입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유가증권시장에서 시가총액 순위로 4위를 기록하고 있는 삼성SDS의 시총은 이날 종가 기준으로 33조1178억원을 기록했다. 3위인 SK하이닉스는 35조3081억원으로, 이 둘의 격차는 2조1903억원에 불과하다. 이는 지난 21일 삼성SDS가 종가로 처음 40만원에 안착했을 당시 격차 폭(2조8646억원)보다도 7000억원 가량 줄어든 수준이다.